트럼프, "美中 실질적 1단계 합의"...15일 대중 관세인상 보류

2019-10-1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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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산 농산물 구입 늘리고 미국은 관세인상 보류

지식재산권 도용 등 핵심 쟁점은 추후 협상으로 미뤄

트럼프, "미중 1단계 합의 상관없이 연준 금리 내려야"

미국과 중국이 11일(현지시간) 고위급 무역협상을 통해 '1단계 합의'에 도달했다. 미국이 오는 15일로 예고했던 대중 관세율 인상 계획을 철회하고,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구입을 늘리기로 한 부분적 합의다. 

세계 양강이 무역전쟁 15개월 만에 합의 가능한 부분에서 양보를 주고 받으면서 구체적인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무역전쟁의 핵심 쟁점이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어 향후 협상을 지켜보는 시선엔 경계심이 짙다.

◆美中 첫 합의 성과...​美 관세인상 보류하고 中 농산물 수입 늘리기로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 고위급 협상단을 이끄는 류허 부총리와 백악관 집무실에서 면담한 뒤, 중국과 "매우 실질적인 1단계 합의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이번 합의의 일환으로 중국은 400~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기로 했다. 대신 미국은 오는 15일로 예고했던 중국산 제품 연간 250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 인상(25%→30%) 계획을 보류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과 지식재산권 보호, 금융서비스 개방, 환율 문제에서도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는 1단계 합의가 문서화로 마무리되려면 3~5주가 소요될 것이라며, 이르면 내달 16~17일 칠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서명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어 1단계 합의에 대한 서명이 이뤄지면 "2단계(합의를 위한 협상)를 즉각 시작할 것"이라면서 "양국은 무역전쟁을 끝내는데 매우 근접해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류 부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시 주석의 친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서를 들어 보이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시 주석은 친서를 통해 "건강하고 안정된 중미 관계가 양국과 세계의 이익에 기여한다"면서 "양국이 우리(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가 상호 동의한 원칙과 방향에 따라 행동하고, 조화와 협력, 안정을 바탕으로 중미 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는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 결과에 대해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다면서 최종적인 합의를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파국 피했지만 핵심 쟁점 이견 여전히 남아...추가 협상 지켜봐야

점점 대치 수위를 높이던 미국과 중국은 이번 '미니딜'을 통해 당장 다음주로 예정됐던 무역전쟁의 추가 확전을 피하고 포괄적 합의로 가는 협상 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세계 양강의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세계 경제를 짓누르는 가운데 양국이 합의 가능한 부분에서라도 성과를 도출해 일단 파국은 피하자는 공감대가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향후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미국이 무역전쟁을 통해 궁극적으로 해소하고자 했던 중국의 지식재산권 도용, 기술이전 강요, 불공정 보조금 지급 등 핵심 난제가 해소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기업연구소 데렉 시저스 통상 전문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이 수준으로 나올 결과였다면 진작 1년 전에 나올 수도 있었다"며 실망감을 표했다.

양국이 이번에 부분 합의를 택한 것도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이 팽팽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또 12월 추가 관세 부과 계획에 대해선 최종 결정을 보류함으로써, 추후 협상 결과에 따라 관세전쟁이 확대될 가능성을 남겨놓았다. 미국은 오는 12월 15일부터 중국산 가전제품, 의류 등 소비자 제품 약 1600억 달러어치에 15% 관세를 물리겠다고 예고해왔다. 

중국의 대표적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 제재 역시 이번 합의에 포함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웨이 문제가 2단계 협상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던 조치와 관련해서는 "앞으로 철회 여부를 평가하겠다"고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협상 결과에 관계없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CN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이것(미·중 1단계 합의)이 얼마나 좋을지 상관없이 연준은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나머지 세계와 보조를 맞추지 않는 연준을 갖고 있다. 연준은 보조를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오는 29~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올해 세 번째 금리인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류허 중국 부총리(왼쪽)가 만나 악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류 부총리와 면담한 뒤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 1단계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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