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에 따르면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이날 현지 기자들에게 “CNPC는 더 이상 사우스파르스 11단계 개발 사업을 도울 수 없다”며 “이란 국영석유회사(NIOC)의 자회사인 페트로파르스가 단독으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CNPC의 사우스파르스 사업 철수를 공식 확인한 셈이다.
세계 최대 천연가스 매장량을 자랑하는 사우스파르스 가스전 개발 사업은 지난 2017년 7월 CNPC와 페트로파르스, 프랑스의 토탈이 각각 19.9%, 30%, 50.1%의 지분으로 총 48억5000만 달러(약 5조7000억원)를 투자해 액화천연가스(LNG)와 가스콘덴세이트를 생산하기로 계약한 사업이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 핵협상, 즉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 탈퇴를 선언하면서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 JCPOA는 지난 2015년 미국 등 주요 6개국이 이란 정부와 체결한 것으로 비핵화 단계별로 경제제재를 완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5월 내용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탈퇴를 선언했다.
이에 입장이 난처해진 토탈이 사업에서 손을 뗐다. 이미 약 4000만 유로를 투자한 상황이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강한 이란 제재 압박에 결국 두 손을 든 것이다.
이로 인해 CNPC가 토탈을 대신할 대체자로 꼽혔다. CNPC가 토탈의 지분 50%를 모두 인수하고 총 지분을 80.1%로 늘릴 것이라는 보도까지 나왔지만 결국 CNPC도 계약 철회를 최종 결정하면서 이란 경제에 타격을 가하게 됐다.
CNPC가 계약을 철회한 자세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란 제재를 의식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FT는 “이란의 많은 전문가들이 미국의 최대 압박전략으로 투자 부분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소식이 오는 10일 미국 위싱턴에서 열리는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의 호재로 작용될 수도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수 외신들은 중국이 미국과 무역협상을 앞두고, 이란 가스전 사업을 철수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