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드론으로 그리는 더 나은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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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준 파블로항공 대표 사진파블로항공
김영준 파블로항공 대표 [사진=파블로항공]

"우리는 이제 미래의 도심에서 항공 모빌리티를 운용하기 위해 미기상 데이터를 수집할 겁니다."

필자가 국내 드론 스타트업 기업 최초로 미국 우주항공국(NASA)의 프로젝트에 참가해 처음으로 들은 말이다. '미기상(微氣象)'이란 건물 등에 의해 지면 가까이에서 바람의 방향 및 속도가 변화하는 국지적인 기상을 말한다. 모든 모빌리티 중에서 '날아다니는' 기체는 기상의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드론을 운용할 수 있는 저고도에서의 기상을 미리 연구하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항공 분야에서는 드론과 도심항공모빌리티(UAM)를 우리 삶 깊숙하게 들여오기 위해 부지런히 준비하고 있다.
국방 분야에서 드론은 정밀 타격과 감시, 정찰 등으로 전통적인 무기 체계를 보완하며 현대 전술의 핵심 장비로 자리 잡았다. 필자 역시 일찍부터 국방에서 활용될 수 있는 다양한 드론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드론은 이를 넘어서 일상 속에서 더 나은 인류의 삶을 혁신하는 도구가 됐다. 

드론은 생각보다 이미 우리 가까이 와 있다. 일례로 미국 회사인 '집라인(Zipline)'은 드론으로 의료 시설이 부족한 아프리카에서 의약품과 혈액을 배달하면서 생명을 구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특히 혈액은 짧은 유통기한과 혈액형별 보관의 문제로 각 병원의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기 어렵기 때문에 드론은 도로 사정이 좋지 않은 아프리카에서 좋은 배달 수단이다. 집라인은 드론배송을 통해 혈액 낭비를 최대 67%까지 줄일 수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물류 접근성이 취약한 지역에서 드론배송은 높은 효율성을 지녔음이 입증되고 있다. 국토의 70%가 산지로 구성됐고 도서 지역이 많은 환경에도 드론은 지리적 영향에 방해를 받지 않고 배송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2년 국내에선 처음으로 경기도 가평에 드론배송센터를 열고 실제로 운용해 본 결과 드론으로 배송 시 차량 대비 이동 거리는 69%(52㎞→15.7㎞), 이동시간은 70%(89분→26분) 줄었다. 

드론배송은 단순한 물류혁신이 아니라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시대를 열어가는 첫 단추다. 가벼운 물품을 실은 드론이 안전한 하늘길을 개척하며 데이터를 수집하고 비행안정성을 입증하면, 고중량 화물 운송뿐만 아니라 사람이 탑승하는 UAM 서비스로 자연스럽게 확장될 수 있다. 

미래 교통수단으로 부상한 UAM은 ‘15분 도시’의 개념을 뛰어넘을 혁신적인 모빌리티 플랫폼이다. 프랑스 파리와 호주 멜버른 등 도입하고 있는 ‘15분 도시'는 시민 모두가 일상생활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15분 거리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도시 모델이다. 도심 간의 경계를 허물고, 도시 간 연결성을 통해 삶의 질과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UAM을 이용하면 내가 사는 곳이 아닌 다른 도시의 서비스도 30분 내에 누릴 수 있게 된다. 

스마트시티 진입을 앞당길 UAM을 도심에 안착시키기 위해 전 세계의 정부와 유관 기업들은 운용방법과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다. 파블로항공도 UAM을 효율적으로 운용·관리할 수 있도록 파일럿 워크로드 감소, 경제성 향상, 운용 위험 완화 등의 기능을 갖춘 UAM 교통관리플랫폼인 'UrbanLinkX'를 개발했다. 

여기까지 읽은 독자들께 묻고 싶다. 여러분이 상상하는 미래에 드론과 UAM은 당신 삶에 어떤 가치를 만들어 낼 것 같은가. 이들이 우리 삶의 질과 기회의 경계를 어떻게 넓히고, 어떤 혜택을 가져다줄 수 있을지 상상해 보시길 바란다. 그 미래는 머지않아 우리 곁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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