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 체크] ​배터리 시장 얼마나 커지길래...LG, SK 수천억 소송도 불사하나

2019-10-0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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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특허를 두고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이번 대립은 단순 감정싸움을 넘어 양사가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맞붙는 형국이다.

LG화학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연방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배터리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4월 영업비밀 침해 제소에 이어 두번째다. SK이노베이션도 이달 초 LG화학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ITC에 맞소송을 낸 상태다. 

전문가들은 두 회사의 갈등 원인으로 '주도권 싸움'을 꼽는다. 제2의 반도체로 주목받고 있는 배터리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기술 주도권을 잡는 게 생존과 직결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배터리 산업을 주도해온 LG화학 입장에서 맹추격을 해오는 SK이노베이션의 행보가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어 이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배터리 3사가 글로벌 자동차 업체로부터 신규 수주한 금액은 110조원에 달한다. 이는 연간 반도체 수출 규모(약 141조원)에 근접한 수치다.

박재범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올해 초 리포트를 통해 "배터리는 전기차 외에도 스마트폰, 태블릿, 드론,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기 때문에 성장 폭이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주완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도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LG화학이 국내 업체 중 가장 앞섰지만 분리막만 생산하던 SK이노베이션이 본격적으로 배터리 생산에 나서며 양사 간 갈등이 커졌다"면서 "특히 최근 SK이노베이션과 계약하는 곳들이 생기면서 LG화학 입장에서는 타격이 있을 수 있어 예민한 문제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문제는 갈등 봉합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이 연구원은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는 생산량을 빠르게 늘려 시장점유율을 높여야 하지만 소송이 벌어지면서 어렵게 된 상황"이라며 "그렇다고 최태원 회장이 전기차배터리를 미래 먹거리로 직접 지목한 상황에서 순순히 물러서지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SK이노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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