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투자은행 중 하나인 크레딧 스위스가 올 상반기 순이익이 25% 급증했다. 자산관리(WM) 부문 실적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IB와 자본시장 부문 실적이 흑자로 전환돼 그룹의 실적 회복을 견인한 영향이다.
이는 국내 금융그룹도 핵심사업 부문에 과감히 투자하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해 눈길을 끈다.
주요 사업부문별로 살펴보면 WM 부문 세전이익은 26억 스위스프랑으로 6.3% 증가했다. IB와 자본시장 부문의 세전이익은 4억 스위스프랑으로 흑자전환했다.
크레딧 스위스는 2015년부터 3년간 적자를 기록한 이후 2018년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실적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는 IB와 자본시장 부문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전통적으로 강점을 보유한 자산관리 부문에 자원을 집중 투자해 수익성을 제고시킨 덕분이다.
크레딧 스위스는 시장 영향을 크게 받는 비핵심사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과감하게 추진하고 WM 지원 기능을 강화했다. 고액자산가 대상 자산관리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WM과 IB 부문을 접목시켜 PCIB(PB+CIB) 영업을 강화한 것도 긍정적 효과를 봤다.
크레딧 스위스의 실적 개선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전망에 따르면 크레딧 스위스의 올해 순이익은 32억 스위스프랑으로 예상된다. 이는 2018년 대비 59.0% 증가한 수치다. ROE는 7.2%로 2.5%포인트 상승해 구조조정 이후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사례는 국내 금융그룹도 규제자본 소요와 수익 안정성, 경쟁 우위 등을 적절히 평가해 핵심사업 부문에 과감히 투자하고 비핵심사업은 축소하는 방향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손준범 연구위원은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환경에서 금융시장 위축의 영향을 덜 받는 사업을 중심으로 그룹의 비즈니스를 재점검하고 WM과 IB 부문 간 협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