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DGB금융지주는 TK(대구·경북)지역의 높은 충성도를 기반으로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자회사 편입 과정에서 자산건정성과 자본적정성이 떨어진 건 아쉬운 부분이다.
아울러 DGB금융은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며 '탈(脫) TK'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경기 둔화와 위축된 경북지역 업황은 그룹 성장의 위협요인으로 지목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2011년 5월 지주사 체제를 출범한 DGB금융은 탄탄한 지역 사업을 주축으로 올 상반기 순이익 2016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1.7% 증가한 규모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불안정한 대내외 경제 여건 속에서도 지난해 말 인수한 하이투자증권을 비롯한 비은행 부문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 게 주효했다. 특히 핵심 자회사인 대구은행을 필두로 안정적인 수신 기반을 확보했고, 판매관리비나 대손상각비의 증가폭도 크지 않아 수익성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대구은행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열위의 자산건전성·자본적정성은 DGB금융의 내부적 약점이다. 자산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은 낮을수록 좋다. 하지만 하이투자증권 인수 등의 영향으로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올 상반기 1.05%까지 올라 국내 금융지주사 평균(0.7%)을 상회했다.
자본적정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높을수록 양호하지만, DGB금융은 12.8%로 금융지주사 평균(13.9%)보다 낮다. 김기필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 1실장은 "향후 수익성 둔화와 대손비용 증가로 BIS비율이 저하될 수 있다"며 "필요 시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기자본 확충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DGB금융은 이런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김태오 DGB금융 회장은 최근 글로벌 본부를 신설하며 캄보디아, 미얀마,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중심의 해외진출을 핵심 경영지표로 삼았다.
정부의 신남방정책과 맞물려 급부상 중인 동남아 시장 자체가 외부적 기회요인이 됐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운영중인 DGB 베트남 호치민사무소는 연내 지점 전환이 유력해 보이며, 캄보디아 DGB특수은행 역시 상업은행 전환을 추진 중이다.
좀처럼 반등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지역경기는 고민거리다. 특히 DGB금융 실적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대구은행의 여신포트폴리오 중 철강·자동차·건설·부동산 업황의 부진은 중장기적 위협요인으로 꼽힌다.
중소기업 차주의 상환능력이 갈수록 떨어져 대손비용이 증가할 공산이 커지자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거란 부정적 전망도 나온다. 결국 김태오 회장은 공고한 지역기반 사업을 유지하고, 대손충담금 적립과 조직개편 등에 선제적으로 나서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기로 했다.
김태오 회장은 "WM본부 신설과 디지털금융본부 개편 등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조직체계를 구축했다"며 "디지털업무 속도를 높이고 글로벌 사업을 확장해 고객과 함께 100년 금융그룹으로의 미래를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DGB금융은 DGB대구은행, 하이투자증권, DGB생명보험, DGB캐피탈, DGB자산운용, DGB유페이, DGB데이터시스템, DGB신용정보 등 8개 자회사와 4개 손자회사(DGBSB, 하이자산운용, 하이투자선물, DLLC)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