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호주,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한국인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고액 자산가들만의 얘기가 아니다. 젊은 층도 신흥국으로 눈을 돌리는 등 해외 부동산 투자가 확산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투자에 앞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세금·송금 문제는 물론이고, 각 나라의 부동산 제도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또 실거주 목적이 아니라면 현지 사람들이 선호하는 물건을 선택해야 한다.
◆미국, 호주 등 안정성 높고 자녀교육 위해 투자 결정
문 본부장은 “미국, 호주, 일본 순으로 관심이 높다. 다만, 한·일관계가 나빠진 뒤 일본에 대한 관심은 시들어졌다”며 “선진국은 법적 안전장치가 견고해 사기당할 우려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임차인들이 연체를 안 하고 연체를 하더라도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보험들이 많아 수익 확보도 용이하다”고 덧붙였다.
투자에 앞서 입지 등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문 본부장은 "최소 10년간 보유할 생각으로 투자해야 만족할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며 “현지에 가서 물건을 직접 봐야 한다. 현지인이 선호하는 물건을 사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상욱 우리은행 해외부동산팀장은 “미국 주택은 과거 대비 가격이 많이 올라 부담이 크다. 그럼에도 수익보다는 자산을 분산시키는 차원에서 미국 등 안정적인 곳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 부동산은 궁극적인 수익은 환율에서 나오기 때문에 환차익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관 투자도 마찬가지다. 최성현 CBRE 전무는 “우리나라 기관 투자는 영국, 프랑스, 독일에 집중돼 있다. 이러한 국가들의 특징은 시장이 안정적이고 유동성이 풍부하고 투자 절차가 간편하다”고 말했다. 이어 “점차 유럽 전역까지 넓혀지고, 투자처도 오피스 외 주택·데이터센터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자금 적으면 동남아로 “최소 6개월은 살아봐라”
박상욱 팀장은 “자금이 적은 분은 동남아시아, 자금이 많은 분은 미국이나 일본을 고려한다”고 말했다.
문 본부장은 “신흥국과 개발국은 투자목적이 다수다. 다만, 동남아가 살기 좋다고 생각하고 거주지를 옮기는 이들도 있다”며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태국 등을 선호한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날씨나 단순물가만 본 뒤 이민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 현지에서 최소 6개월은 살아본 뒤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의했다.
이들 나라는 선진국과 달리 제도가 미흡하다. 특히 베트남은 50년, 필리핀은 50년, 태국은 최하 30년 등으로 외국인의 부동산 소유기간이 제한된다.
문 본부장은 “베트남과 필리핀은 연장 신청을 하면 각각 50년, 25년 기간 연장을 받을 수 있다. 태국은 총 90년까지 소유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베트남은 신규 상품만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말레이시아는 도시별로 금액 제한을 둔다. 쿠알라룸푸르는 100만링깃(약 2억8000만원) 이상, 조호르바루는 50만링깃(약 1억5000만원) 이상의 물건에 투자해야 한다.
박 팀장은 “세금, 외국환거래법 등을 살펴야 한다. 최근 말레이시아에 투자를 했다가 외국환거래법에 걸린 투자자들이 나왔다. 이들은 알고도 안 한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모른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본부장은 “금융제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시중은행은 물론이고 투자할 현지은행에 가서 직접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