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IFA 2019'에서 인공지능(AI) 기반 '8K 업스케일링' 기술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이번 IFA에서 LG전자를 비롯해 일본 소니, 중국 TCL·스카이웍스·창홍·콩카, 터키 베스텔 등이 8K TV를 줄줄이 선보였지만, 삼성전자의 업스케일링 기술이 압도적인 만큼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한 사장은 "2016년부터 AI 기반 8K 업스케일링 기술 확보를 위해 1000억이 넘는 과감한 투자를 했다"며 "사업부는 물론 삼성 리서치, 삼성 리서치 아메리카에 있는 3개의 화질 연구소가 협업을 통해 이뤄낸 혁신"이라고 말했다.
8K는 기존 초고화질(UHD·4K)보다 4배 선명해 현존 최고의 화질로 불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K TV를 처음 출시하며 초고화질 시대의 문을 열었다. 출시한 지 1년도 안돼 약 60개국에서 도입하고, 98형부터 55형까지 풀 라인업을 구축했다.
삼성전자는 8K TV 보급에 나서며 AI 기반의 화질 업스케일링 기술에 집중했다. 아직 시장에 8K 콘텐츠가 없기 때문이다. 글로벌 TV 업체들은 4K나 풀HD 해상도의 영상을 8K의 고화질로 변환해 주는 8K 업스케일링 기술을 통해 콘텐츠의 부재 문제를 극복하고 있다.
한 사장은 "8K AI 칩을 만드는 과정이 까다롭고 어려워 (내부에서) 불평불만이 많았다"며 "그 정도로 여러 경우의 수에 알고리즘을 많이 넣었다"고 강조했다. 현재 삼성 리서치 아메리카는 AI 알고리즘과 온 칩(On-chip) 선행 기술, 삼성 리서치는 AI 알고리즘 최적화와 8K 칩 상용화, 사업부는 AI 기반 데이터 학습 강화와 제품 양산기술을 맡아 8K 화질 구현에 나서고 있다.
한 사장은 8K 콘텐츠 시장도 앞으로는 폭발적으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구글은 이미 유튜브에서 8K를 하고 있고, 8K TV를 위한 코덱, 영화 스튜디오, 게임 등을 준비하는 곳이 많다"며 "디스플레이가 많아지면 콘텐츠 시장도 함께 커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 LG가 제기한 논란···"신경 안 쓴다"
삼성전자의 8K 퀀텀닷(QLED) TV가 화질 선명도 측면에서 국제적으로 공인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LG전자의 주장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IFA에서 LG전자는 삼성전자 8K TV의 화질선명도(CM·Contrast Modulation)가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가 정한 기준치(50% 이상)보다 현저히 낮은 12%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 사장은 "화질을 인증하는 곳은 없다"며 "패널 업체에서 8K TV를 만들어내면 그것이 8K고, 거기서 어떻게 업스케일링 할지는 제조사의 역할"이라고 일축했다. 또 "시간이 갈수록 새 기술이 나오고, 그런 논란을 없애고자 '8K 협의체'를 삼성전자가 만들었고, 그러한 부분들을 논의해 만들어 가는 과정에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8K 등 초고화질 TV 시장을 주도하며 올 한해 QLED 판매 500만대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한 사장은 "올해 상반기에만 QLED TV를 200만대가량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의 실적을 기록했다"며 "하반기에는 QLED 8K 등 초대형 TV 시장 확대를 통해 500만대 이상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8K 업스케일링 기술 등을 기반으로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 시대를 열어간다는 포부다. 마이크로 LED는 화면의 크기, 비율과 함께 해상도에 제약이 없는 TV다. 해상도에 상관없이 최적의 화질을 구현해 주기 위해 업스케일링 기술은 필수적이다.
한 사장은 "향후 마이크로 LED TV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AI 업스케일링 기술에 대한 연구와 투자는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QLED와 마이크로 LED 차기작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