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맥주를 사지 않는 소비자가 늘면서, 손해를 무릅쓰고 ‘폐기처분’을 하는 편의점도 나왔다. 주류는 본사에서 반품을 받아주지 않는 품목이라, 폐기처분을 하면 가맹점주가 그대로 손해를 떠안아야 한다.
4일 서울 명동 인근 GS25 점주는 “아사히 맥주 재고가 쌓여 폐기처분을 했다”며 “내가 다 마실 수도 없어서 폐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해당 가맹점은 사무실 밀집 지역에 위치해 있어 맥주 판매 비중은 높지 않은 편이다. 그나마 들여놓은 아사히 맥주가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이후 거의 팔리지 않자 폐기를 선택한 것이다.
이에 대해 GS25 본사 관계자는 “일본 맥주 판매가 줄어든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살 사람은 산다”며 “맥주는 한 번에 4캔씩 발주를 하는데 폐기를 할 만큼 재고가 많이 쌓이는 경우는 전체적으로 봤을 때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대응으로 시작한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은 지난 7월 초부터 두 달째 이어지고 있다. 특히 맥주는 국산 등 대체재가 많아 불매운동의 상징적인 품목으로 꼽힌다. 편의점 업계는 지난 7월부터 ‘4캔에 1만원’ 행사에서도 일본 맥주를 제외했다.
지난 8월 기준 편의점 3사 씨유(CU)와 GS25, 세븐일레븐에서 일본 맥주 매출은 평균 87% 급감했다. 국산 맥주는 20% 가량 매출이 올랐다. 일본을 제외한 수입 맥주도 10% 이상 판매가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