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성장 기여도가 41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반면, 민간의 성장 기여도는 마이너스로 돌아선 탓이다. 1분기 마이너스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은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1.1% 성장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이는 2017년 3분기(1.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2.1%로 나타났다.
2분기 성장률은 시장예상치(1.0% 안팎)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한은이 상반기 성장률로 추정했던 1.9%도 우선은 달성했다.
우선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있다. 오히려 이번 성장률 발표가 1% 이하로 나왔을 경우, 1분기에 이은 '쇼크'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민간이 아닌 정부가 2분기 경제를 이끌었다는 점도 우리 경제를 불안하게 하는 요소다. 정부의 성장 기여도는 2009년 1분기(2.2% 포인트) 이후 10년여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1분기 집행하지 못했던 정부지출이 2분기 들어 본격화하면서 물품 구매와 건강보험 급여비 지출이 대폭 늘었다.
반면, 민간의 성장기여도는 -0.2% 포인트였다. 민간의 활력이 꺾이면서 건설과 설비투자가 2년 연속 감소했고,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재화수출마저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하반기 경기 회복도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부진한 민간 투자 회복을 위해서는 수출 회복이 필요하지만, 미·중 무역갈등 여파로 글로벌 교역량이 둔화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일본의 수출규제는 하반기 경제를 더 끌어내릴 수 있는 요인이다.
재정집행이 2분기 크게 늘다 보니 이에 따른 반작용이 3분기에 나타날 수도 있다. 여기에 반도체 경기도 쉽게 호전되지 않고 있다.
결국,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가 실현되려면 3분기와 4분기 각각 0.8∼0.9%의 성장세를 이어가야 하는데, 현재 경제 흐름으로는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시각이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2분기 중 정부 부문의 기여도가 상승한 것은 중앙정부의 재정집행률이 높아진 가운데 지방교부금이 실제로 집행되면서 정부 소비와 투자의 기여도가 모두 큰 폭으로 상승한 데 따른 것"이라며 "민간의 기여도가 3~4분기 개선되면서 회복에 탄력을 받을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