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흥복전 복원 마치고 개방

2019-07-10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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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능유적본부, 중장기 발전방안 발표

복원이 이뤄진 경복궁 흥복전 [이한선 기자]

[문화재청]

복원을 마친 경복궁 흥복전이 개방됐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10일 궁능유적본부 중장기 발전방안(2019~2023)을 복원이 끝난 경복궁 흥복전에서 발표했다.

문화재청은 경복궁 흥복전이 복원건물에 활용 기반시설 등을 구축한 최초의 전각이라고 설명했다. 복원된 흥복전은 전기시설, 프로젝션 시설, 화장실 등을 갖췄다. 흥복전은 일제에 의해 1917년 훼철됐으나 2015년 복원공사를 시작해 지난해 12월 복원을 완료한 뒤, 지난 6월까지 조경을 정비했다. 궁능유적본부는 복원을 마친 흥복전을 회의‧교육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내부도 개방할 예정이다.

궁능유적본부는 올해 창덕궁 희정당과 덕수궁 즉조당, 경복궁 흥복전을 추가 개방하는 등 궁궐 전각 개방을 확대해 관람 만족도를 높이기로 했다. 흥복전 외부는 이달 중으로 개방하고 내부 활용 프로그램을 마련해 내년 내부를 추가 개방한다는 계획이다. 덕수궁·창경궁 상시 야간개방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야간관람도 정착시킬 예정이다. 조선왕릉 40기 중에 아직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지 않은 효릉(인종과 인성왕후)과 온릉(중종비 단경왕후) 중 온릉은 올해 내로 정비해 개방한다는 방침이다.

AR(증강현실)과 VR(가상현실), 홀로그램 등 실감형 콘텐츠 제작을 통해 궁·능 관람 콘텐츠를 다양화하고,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궁·능을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는 콘텐츠 개발·보급도 확대할 예정이다. 어린이,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콘텐츠도 강화한다.

궁능유적본부는 조선 왕궁·왕릉의 체계적인 복원·정비와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 문화재청 내 기존 궁·능 관련 부서들을 통폐합해 지난 1월 1일 정식 출범했다.

궁능유적본부는 일제에 의해 훼철된 궁궐을 온전한 모습으로 복원하기 위해 경복궁·덕수궁·사직단의 복원정비를 체계적으로 추진해 기존의 ‘전각 위주’ 복원사업을 건축과 조경, 복원과 활용이 어우러진 ‘통합 복원’ 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복궁은 2045년까지 고종 중건 당시 500여동의 41%인 205동을, 덕수궁은 2039년까지 1906년 중건 당시 130여 동의 41.5%인 54동을, 사직단은 2027년까지 20세기 초 18여동의 88.6%인 16동을 복원한다는 계획이다.

BIM(빌딩정보모델링)에 기반한 부재별 연혁 관리 등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복원사업을 과학화하고, 복원 현장을 공개해 복원현장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조선왕릉의 경우, 능제복원의 완전성을 높이기 위해 조선왕릉 종합정비계획을 재수립해 단계별·능별 종합정비를 추진하고, 태릉사격장(태릉), 군사안보지원학교(서오릉) 등 능역 내 부적합한 시설물은 조속히 이전·철거하도록 유관기관과 협의할 예정이다. 또 궁·능의 전통조경 정비 강화를 위한 기준을 마련하고, 조선 시대 정원 관리 기구인 장원서를 현대적으로 계승·발전한 ’궁·능 전통조경자원센터’ 건립도 추진한다.

화재 등 재난으로부터 궁·능을 지키기 위한 정책도 병행한다. 개별 궁·능 방재상황실의 통제탑 역할을 수행하는 통합 방재상황실을 내년 이후 신설하고, 전체 궁·능의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을 2023년까지 200만 화소 고화질로 교체하는 한편 사물인터넷(IoT) 기술 도입 등으로 위험요소를 조기에 감지하는 대응능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또 재해 등 긴급상황 발생 시 신속 복구와 상시 안전점검 업무를 담당하는 ’직영사업단‘의 역량을 강화하고, ‘궁·능 직영 보수정비 관리시스템’을 구축해 개별 관리소에서 적기에 체계적으로 보수하도록 할 계획이다.

궁궐 활용 프로그램은 확대하고 궁궐별 특색을 살린 대표 프로그램을 통해 궁궐별 대표 이미지를 구축할 예정이다. 궁궐 대표 프로그램인 ‘궁중문화축전’은 내년부터 기존 개최지인 5대궁·종묘 외에도 사직단을 포함시키고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참여 유도, 개최 일정 정례화와 해외 관람객 유치 강화 등을 통해 우리나라 대표 문화관광상품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능의 주인공과 연계한 스토리텔링형 프로그램으로 개발하고, 왕릉 내외부 숲길 조성 등 생태자원을 활용한 자연친화적 서비스와 휴식공간 제공에도 나선다.

문화향유 약자를 위한 궁·능 관람 서비스도 강화해 홀몸어르신, 다자녀가정,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외국인 관람객 편의 증진을 위해 기존 영어·중국어·일본어 등에 제한됐던 안내해설 서비스의 언어권을 태국어, 말레이어, 러시아어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2022년까지 궁·능 내 무장애공간은 확대 조성하고, 현재 창경궁에서 제공 중인 교통카드 후불 결제서비스를 이용한 무인입장 시스템을 올해 하반기 덕수궁, 내년부터는 다른 궁·능으로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궁·능 관람 서비스 디자인‧구현에 ‘국민디자인단’을 참여시키는 등 의견 반영에도 나선다. 경복궁에서는 궁궐 내 관람로가 마사토로 포장돼 있어 먼지 회오리가 발생한다는 의견을 반영해 올해 안으로 관람로 개선 사업을 추진한다. 궁·능 통합 누리집과 뉴미디어 채널 등 참여형 소통채널을 구축해 소통도 강화할 예정이다.

일반인들의 궁·능 콘텐츠 참여 기회도 확대한다. 궁·능에 관심 있는 시민들은 지킴이활동, 자원봉사 해설활동 등으로 궁·능 사업에 참여할 수 있고, 젊은 문화예술 공연단체 등의 전시·공연 장소로 궁·능을 개방하기로 했다. 국빈행사 개최, 한류 콘텐츠(영화·드라마·케이팝(K-pop) 뮤직비디오 등) 제작 등 장소 제공으로 궁·능의 국·내외 홍보도 강화할 계획이다.

안내해설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궁궐의 경우 전각 위주의 해설에서 벗어나 특정 주제·구역·관람객에 특화된 고품격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고, 왕릉은 숲 해설 프로그램 등을 확충할 예정이다. 전문가 자문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궁·능 소속 해설사와 민간해설사의 전문성과 역량도 높일 방침이다.

궁·능 관련 사안 처리의 효율성‧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문화재위원회 궁능분과를 신설하고 ‘임신부 및 동행보호자 1인’의 무료입장 등을 포함한 관람규정 정비를 추진해 내년 개정안을 시행할 예정이다.

덕수궁-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의 ‘석조전 음악회’ 운영과 같이 유관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궁·능 콘텐츠의 전문화·고품격화를 도모하고, 국립고궁박물관 등 문화재청 소속기관과도 교류해 조사·연구기능을 확충할 계획이다.

또 북한에 있는 2기의 조선왕릉 제릉(태조비 신의황후)과 후릉(정종과 정안왕후)의 세계유산 확장 등재 등 남북 협력사업도 추진하고 해외 유수의 왕실문화유산 연구·관리기관 등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상호 정보공유, 궁·능의 해외 인지도를 높이기로 했다.

나명하 궁능유적본부장은 “이번 중장기 발전방안은 새롭게 출범한 조직의 비전과 정책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를 토대로 대한민국 대표 문화유산인 궁·능의 가치를 새롭게 창출해, 연간 1500만명의 관람객이 찾는 궁·능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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