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개월간 끌어온 금융위원회 대변인 선임 절차와 관련해 한 내부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금융위는 지난 2월 임규준 전 금융위 대변인의 임기만료 이후 언론인 출신의 여성 신임 대변인을 물색해왔다. 당분간 빈자리는 현 이명순 금융소비자국장이 대변인 직무대리 겸직으로 맡기로 했다.
당초 금융위는 4월쯤이면 후임 대변인을 맞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적임자를 찾는데 난항을 겪으면서 한 달, 두 달 시간이 흘렀다.
대변인 찾기가 이렇게나 어려웠던 이유는 바로 성별에 있다. 물론 금융위가 굳이 여성만을 뽑으려고 한데는 이유가 있다.
금융위는 대표적인 남초 부처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금융위의 여성 공무원은 73명으로 남성(277명)의 26%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국가직 여성 공무원의 비중이 50.6%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금융위는 부랴부랴 전·현직 여성 언론인 출신자들을 수소문하고, 내부에서도 여성인재를 물색했지만 쉽지 않았다. 실제 주변의 여성 언론인 출신 중에는 세 차례나 대변인 의사를 묻는 연락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이쯤 되면 여성인재를 모셔왔다는 말이 어울린다. 이처럼 금융권에서는 고위직 여성인재를 찾는 일이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이 소속 59개 금융회사를 조사한 결과, 지난 2월 말 기준 전체 임원 1047명 중 여성은 4.4%인 46명에 불과했다. 등기임원 309명 중 여성은 12명으로 3.9%으로 더 낮아진다.
금융권의 유리천장이 공고함을 여실히 보여주는 셈이다. 유리천장이란 여성의 고위직 승진을 막는 조직 내의 보이지 않는 장벽을 뜻하는 말이다. 어쨌든 정부가 먼저 여성인재 채용에 나선 만큼, 그동안 미미했던 금융권 여풍(女風)이 다시 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