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석에서 '불공정' 미·일 안보조약 폐기 언급"

2019-06-25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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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안보조약 실제 폐기 가능성은 무척 낮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측근들과 사석에서 미·일 안보조약의 폐기를 언급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 안보조약이 미국에 일방적으로 불리하다는 생각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60년 넘게 미·일 동맹을 떠받치고 있는 이 조약은 일본이 외부의 공격을 받을 경우 미국이 일본을 방어하도록 하지만, 일본이 미국을 방어해야 한다는 내용은 담지 않고 있다.

소식통은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미·일 안보조약 폐기를 위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으며, 실제로 그런 행동에 옮길 가능성은 무척 낮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만약 미·일 안보조약이 폐기될 경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보를 보장함으로써 역내 경제성장을 뒷받침한 동맹 관계를 위험에 빠뜨리고, 일본이 북한이나 중국으로부터 자국을 방어하기 위한 방법을 강구하면 군비 경쟁이 초래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일 안보조약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이 처음은 아니다.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이 공격을 당하면 우리는 전력을 동원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공격을 받을 때 일본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며 일본이 방위비 분담금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로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일본 오키나와 미군 기지 이전과 관련해 일본에 보상을 요구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측근들과 얘기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사진=트위터]



블룸버그 보도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날 예정인 가운데 나왔다. 두 정상은 겉으로 끈끈한 케미를 과시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과 방위비를 두고 계속 아베 총리를 압박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앞서 중동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 피격이 잇따른 것과 관련해 중국과 일본을 콕 집어 자국 선박을 스스로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로 "중국은 석유의 91%를 그 해협에서 얻고, 일본은 62%를 얻는다. 많은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다"라며 "왜 우리는 다른 나라들의 선로를 아무 보상도 없이 (몇 년째) 보호하고 있는가. 이들 모든 국가는 항상 위험한 여정이었던 곳에서 자국 선박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은 세계 어느 곳에서나 최대 에너지 생산국이 됐다는 점에서 우리는 그곳에 있을 필요조차 없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2020년 대선에서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라는 슬로건을 내건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 관계도 실리와 비용을 바탕으로 접근하는 ‘미국 우선주의’를 한층 선명히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세계 경찰' 역할에 회의론을 제기하면서 동맹 국가들의 '안보 무임승차'에 강한 불만을 표시해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 한국 등에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압박한 게 대표적이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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