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2 싱가포르 제1차 북·미 정상회담 1주년을 전후로 북한이 사실상 '통미봉남(미국과 대화하고 남한 정부와 단절하는 외교전략)' 스탠스를 취함에 따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전후로 펼쳐질 각국 간 연쇄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역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관련 기사 3면>
김여정 제1부부장은 이날 오후 5시 판문점 통일각에서 이희호 여사 별세와 관련해 조화와 조전을 전달했다. 우리 측에서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호 통일부 차관, 장례위원회를 대표한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김대중평화센터 부이사장)이 북측의 조화와 조전을 받았다.
김대중(DJ)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조문단을 파견한 북한이 이 여사 장례식에 조화·조문으로 대체한 것은 남북 대화 재개에 대한 부담이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의 북유럽 3국 순방(핀란드·노르웨이·스웨덴) 일정 등을 고려한 조치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면서도 북한은 제3차 핵담판에 대한 강력한 신호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로 떠나기 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으로부터 어제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며 "그것은 매우 따뜻하며 멋진 친서였다"고 밝혔다. '하노이 노딜' 이후 김정은 친서 전달 사실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이 북·미 교착 국면에서 '친서 외교'를 재개함에 따라 제3차 북·미 정상회담에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전망된다. G20 정상회의 전후로 펼쳐질 빅 외교전에서 북·미 간 가교 역할을 맡을 문 대통령의 중재역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노르웨이를 국빈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은 오슬로 포럼 기조연설에서 "남·북·미 정상의 결단으로 한반도 안보 상황의 근본적인 변화를 도모하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미 정상회담 전 원 포인트 남북 정상회담 개최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남북 동시 답방의 불씨가 살아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