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커 위원장은 이날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이것(브렉시트 합의문)은 테리사 메이(영국 총리)와 융커 간 조약이 아니라 영국과 EU 간 조약"이라면서 재협상 불가 방침을 재확인했다.
메이 총리는 영국 의회의 반대로 브렉시트 합의문이 승인되지 않아 당초 지난 3월 29일 예정됐던 브렉시트가 오는 10월 말까지 연기되는 등 난항에 빠지자 책임을 지고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이에 따라 영국 집권당인 보수당이 메이 총리의 후임자를 선출하기 위한 대표 경선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브렉시트 합의문 재협상 문제가 주요 쟁점 중 하나가 되고 있다.
융커 위원장은 "차기 영국 총리가 누가 되든 이것(브렉시트 합의문)은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국의 (EU) 탈퇴 합의문은 재협상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브렉시트 합의문과 함께 체결된 EU와 영국의 미래관계에 관한 정치적 선언은 수정될 수 있다며 지금까지의 EU 입장을 다시 강조했다.
앞서 EU와 영국은 작년 11월 타결한 브렉시트 합의문에서 브렉시트 후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 간 '하드 보더'(국경 통과 시 통행·통관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를 피하기 위해 영국 전체를 별도의 합의가 있을 때까지 EU 관세동맹에 잔류토록 하는 이른바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하지만 영국 의회는 안전장치를 언제까지 적용할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으면 영국이 EU에 종속될 수 있다며 브렉시트 합의문 승인을 거부하고 있다.
융커 위원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안전장치' 적용 시한을 브렉시트 합의문에 명시하는 방안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는 영국 정치권에 대해 "나는 지난 몇 달 동안 영국 정치권의 주된 관심사가 메이 총리를 어떻게 대체할 것이냐였지, EU와의 해결책을 어떻게 찾을 것이냐가 아니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