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지난 1일 발표한 ‘인도태평양전략보고서’에서 대만을 국가로 분류했다. 중국을 포위하기 위해 민주주의 국가들과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부분에서 중국 주변의 대만, 싱가포르, 뉴질랜드, 몽고를 ‘우방국가’라고 표기한 것이다.
보고서는 “이들은 미국이 수행하는 임무에 기여하고 있으며, 자유로운 국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큰 공헌을 하고 있다”고 적시했다. 이어 “대만에 대한 중국의 계속된 압박을 본다면 미국과 대만의 협력은 필수적”이라며 국방부는 대만이 충분한 자기방어 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국방 물자와 서비스를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SCMP는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사실상 폐기한 것”이라며 “중국 정부의 강한 반발이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그동안 하나의 중국 원칙을 외교 관계의 기본으로 강조하며,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는 나라, 단체 등과는 관계를 맺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해왔다. 미국도 지난 1979년 중국과 수교하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고 대만과 단교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뒤흔드는 카드를 여러 차례 꺼내 들며 중국을 자극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직후 이례적으로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직접 전화통화를 했다. 미국 대통령이 대만 총통과 통화한 것은 1979년 이후 처음이었다.
지난달에는 미국 하원이 2019 대만보증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대만보증법안에는 미국 정부가 대만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참여를 지지하고 무기, 군사물자 등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만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하는 결의안도 반대표 없이 가결했다. 결의안은 미국이 지난 1979년 중국과 수교하면서 외교관계를 단절한 대만에 무기와 전술 제공, 방위를 보장하겠다고 한 ‘대만관계법’을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국제전략연구소의 보니 글레이셔 소장은 “미국은 중국이 자유로운 세계질서를 파괴하는 주범이라고 보고 있으며, 이를 저지하기 위해 대만을 국가로 표기하는 등 주변국과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