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멕시코 관세를 논의하기 위해 공화당 지도부와 백악관 변호사들이 모인 오찬 회의에서 한 공화당 의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무기화를 이렇게 성토했다고 한다. 관세에 대한 당내 반발이 그만큼 거세다는 방증일 터다.
공화당에서 오는 10일로 예고된 멕시코 관세 저지를 위한 논의가 활발하다고 폴리티코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예정대로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공화당의 반란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의회는 표결로 멕시코 관세를 막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통해 멕시코 관세를 강행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때 상하원은 과반을 기준으로 국가비상사태 저지 결의안을 통과시킬 수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고유권한인 거부권(veto)을 꺼내들 가능성이 높다. 지난 3월 국경장벽 건설에 예산을 전용하기 위해 이 방법을 썼다.
케빈 크레이머 공화당 상원의원은 폴리티코를 통해 "많은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관세를 경계하고 있다. 그들은 뭐든 좋아하지만 관세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화당 상원에서 20개 반란표가 나올 수 있다고 봤다. 현재 상원에서 공화당이 53석, 민주당과 무소속이 47석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민주당과 무소속 의원이 전원 관세에 반대한다고 가정할 때 관세 저지가 가능한 수치다.
랜드 폴 공화당 상원의원도 CNN인터뷰에서 관세 반대파가 대통령 거부권을 무력화 하기에 충분할 수 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공화당 상원에서는 관세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 거부권을 표결로 저지할지를 묻는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현재 영국을 국빈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앞선 기자회견에서 "멕시코는 분발해서 이 '맹습', 즉 이민자의 미국 침입을 중단시켜야 한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이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지켜볼 것이다. 하지만 관세가 진행될 가능성이 더 높다"면서 멕시코 관세를 예정대로 실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일단 공화당은 이번 주 워싱턴DC에서 이어지고 있는 멕시코와 미국 대표단의 연쇄 회동에서 국경문제를 해소할 타협점을 찾을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5일에는 백악관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필두로 한 미국 측 대표와 멕시코 고위급 협상 대표단의 회동이 예정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로 궁지에 몰린 멕시코는 협상 낙관론을 띄우는 모습이다. 하루 전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무장관은 워싱턴 기자회견에서 이번 주 안에 미국과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이 80%라고 말하면서 관세폭탄을 피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은 중미 불법이민자들의 미국 유입을 막는 데 멕시코의 협조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오는 10일부터 멕시코에서 들어오는 수입품 전체에 5% 관세를 부과한다고 깜짝 발표했다. 7월부터는 관세를 5%포인트씩 올려 10월에는 25%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