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에 따르면 IHK마킷의 글로벌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월 49.8을 기록, 경기 위축을 가리키는 동시에 2012년 10월 이후 최저를 찍었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한국, 일본, 독일, 영국의 5월 제조업 PMI 역시 일제히 50을 하회하면서 제조업 경기가 쪼그라들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그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을, 그보다 낮으면 경기 위축을 가리킨다.
미국의 메인 제조업 지표로 통하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제조업 PMI는 5월에 52.1로 경기 확장을 유지했으나 수치로는 2016년 10월 이후 가장 낮았다. 그와 별도로 발표되는 5월 IHS마킷 제조업 PMI는 50.5를 기록, 2009년 9월 이후 최저였다.
이런 결과는 제조업이 글로벌 경기순환의 출발점이 된다는 점에서 불길한 신호일 수밖에 없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지난달 협상 결렬 후 격화일로에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예고대로 오는 10일부터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를 현실화할 경우 제조업 경기의 추가 냉각은 불가피해 보인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이 현재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면서, 만약 트럼프 행정부가 검토 중인 중국산 수입품 3250달러어치에 대한 25% 고율 관세를 매기면 9개월 안에 글로벌 경기침체에 직면할 것으로 봤다.
금융시장은 이미 이런 불안을 반영하고 있다. 안전자산인 선진국 국채와 일본 엔화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게 그렇다. 미국 증시 역시 흔들리면서 지난주까지 다우지수가 6주 연속 내렸고, 나스닥지수는 3일 기준으로 연중 고점 대비 10% 떨어지는 조정장에 진입했다.
줄리언 칠링워스 래스본즈 수석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최근 몇 주 상황은 투자 불안을 자극한 게 분명하다"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은 앞으로 상황이 예측불가능하다는 데서 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중 무역전쟁의 장기화 우려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둘러싼 혼란을 예로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