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마진 '이자놀이'로 카뱅 독주… 케뱅은 적자 확대

2019-06-0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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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1분기 예대금리차 2.26%p로 시중銀보다 커

지점 없이 비용 줄이고 이자 혜택 인터넷은행 취지 무색

국내 1·2호 인터넷전문은행 간 실적 차이가 더 벌어지면서 카카오뱅크 독주가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1분기 카카오뱅크는 출범 후 첫 흑자 전환에 성공한 반면 케이뱅크는 적자폭이 확대됐다.

카카오뱅크가 호실적을 보인 건 막대한 예대마진을 남겼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카카오뱅크의 예대금리차는 케이뱅크는 물론 주요 시중은행보다도 최대 0.5%포인트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1분기 카카오뱅크는 전년 동기 대비 225% 급증한 66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하며 2017년 7월 출범 후 1년 9개월 만에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반면 국내 1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는 올 1분기 24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자 규모가 53억원 확대됐다.

102억원의 순이자이익을 거뒀지만 일반관리비로 261억원을 지출하며 영업손실 규모가 커졌다. 케이뱅크의 적자폭이 확대됨에 따라 카카오뱅크와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두 인터넷은행의 총자산 격차도 지난해 1분기 634조3400만원에서 올 1분기 1342조2900만원으로 확대됐다.

이처럼 국내 인터넷은행 시장에서 카카오뱅크의 입지가 더욱 견고해진 건 카카오뱅크가 예대마진으로 이자이익을 크게 늘린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래픽=아주경제]


1분기 카카오뱅크의 예대금리차는 2.26%포인트로 1.98%포인트인 케이뱅크보다 0.28%포인트 높다. 특히 케이뱅크가 예대금리차를 전년 동기 대비 0.47%포인트 줄인 데 반해, 카카오뱅크는 0.01%포인트 축소한 데 그쳤다.

이에 힘입어 카카오뱅크의 이자이익은 크게 확대됐다. 지난 3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누적 대출액은 9조66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06%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이자수익은 544조900만원에서 1015조2300만원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이 기간 이자이익은 349조2900만원에서 544조9200만원으로 56.0% 늘었다.

특히 카카오뱅크의 예대금리차는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 등 주요 시중은행과 비교해도 최대 0.46%포인트 높았다. 1분기 은행별 예대금리차를 보면 신한은행 1.89%포인트, 국민은행 1.97%포인트, 하나은행 1.84%포인트, 우리은행 1.80%포인트다. 이른바 '이자놀이'에 몰두한다고 비판받는 시중은행보다 예대마진 영업에 집중한 것이다.

이를 두고 지점 없이 비대면으로 영업해 비용을 줄이고 이자 혜택을 늘린다는 인터넷은행의 설립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인터넷은행은 기존 시중은행보다 조달창구가 좁기 때문에 수익 목표를 맞추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라면서도 "현재는 단순히 24시간 거래할 수 있는 편의성 측면에만 초점이 맞춰지며 대출자에 대한 편익과는 거리가 멀다. 수익 실현을 위해 이 같은 영업을 지속하면 기존 금융권을 흔들어보겠다는 '메기'의 역할은 더욱 기대하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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