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콘이미징코리아는 지난 4월 정해환 영업마케팅본부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정 대표는 지난 2007년 니콘이미징코리아 마케팅커뮤니케이션팀에 입사한 후 영업팀장과 영업마케팅본부장을 역임했다.
2006년 니콘이미징코리아가 설립된 이후 최초의 한국인 대표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일본인 대표 체제를 이어가던 니콘이 한국인 대표를 기용한 것은 국내 소비자들의 요구를 제대로 파악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실제 정 대표는 지난달 30일 가진 기자정담회에서 "한국인 사장이라는 부분보다는 한국인 사장이면서 영업 출신이라는 게 더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시장에서 니콘을 열심히 성장시키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 3월 취임한 쌍용자동차 예병태 대표도 마케팅본부장 출신이다. 지난 37년간 국내외 자동차 영업 및 마케팅 분야에서 활약하다 지난해 쌍용차에 마케팅본부장(부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로 합류했다.
파완 고엔카 쌍용차 이사회 의장은 "상품과 마케팅, 해외영업에 걸친 예 대표의 풍부한 경험과 연륜을 통해 쌍용차는 가장 존경받는 대한민국 자동차 회사라는 유산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선임 배경을 밝힌 바 있다.
이밖에 현대상선 배재훈 대표는 2009년 LG전자 비즈니스 솔루션 사업본부 마케팅 부사장을, 웅진플레이도시 남기성 대표는 2010년 웅진플레이도시에서 기획·마케팅본부장을 맡았다.
이처럼 대표자리에 마케팅 경험자들이 속속 등용하는 것은 경영 환경 변화와 관련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기대보다 낮아지면서 소비자들이 꼭 필요한 곳에만 지갑을 여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며 "모든 기업들이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이 중에서 최대한의 퍼포먼스를 내기 위해 영업 실무를 경험해 본 인물을 대표로 발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외국계 기업들은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면서 최적의 효율을 낼 수 있는 마케팅 및 영업 출신을 대표로 기용하는 추세다.
외국계 회사 한 관계자는 "요즘엔 기술의 상향 평준화로 어느 기업 제품을 구매하든 큰 차이가 없다"라며 "때문에 영업과 마케팅 출신을 대표로 기용해 회사 전체 무게 중심을 영업에 실어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