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빛은행 1기 공채 출신 행원이 빠르면 오는 12월 정기인사에서 지점장(부장급)으로 승진한다. 우리은행은 매년 7월과 12월 정기인사를 진행한다.
이번 승진 대상자가 2001년 입사인 점을 감안하면 만 20년도 되지 않아 '은행의 꽃'으로 불리는 지점장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현재 한빛은행 1기 공채 행원은 대부분 차장급이다. 한빛은행은 2001년 처음이자 유일하게 공개채용을 진행해 1기만 존재한다. 공채 직후 한빛은행이 평화은행을 흡수합병하면서 현재의 우리은행으로 전환됐다. 2002년 이후는 우리은행 입행자로 분류된다.
2001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대등 합병으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된 우리은행은 그동안 끊임없이 한일·상업은행 간 계파갈등을 겪어왔다. 출신은행에 따라 은행장을 번갈아 결정하는 것은 물론 임원을 동수로 구성하는 원칙까지 암묵적으로 지켜왔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취임 이후 내부 갈등을 씻기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특혜채용 의혹 등으로 내홍을 겪어온 우리은행의 고질적인 계파싸움이 앞으로 최소 5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능력에 따른 인사만으로는 20년간 묵혀온 계파 갈등이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어렵다고 본 것이다. 현재 우리은행에는 한일·상업은행 출신이 20% 정도 남아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부장급 이상이다.
이 때문에 우리은행 내부에서도 이번 인사에 특별히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현재의 우리은행의 모습을 갖춘 후 입행한 행원들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한빛은행 출신의 부장급 인사가 나게 되면 사실상 통합 우리은행의 첫 째 부장급 인사가 되기 때문이다. 더 이상 계파 갈등 없는 진정한 통합 은행의 지점장이 탄생하는 만큼 행내에 새로운 바람이 불게 되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지점장은 '작은 CEO'라고 불릴 정도로 은행에서도 적지 않은 영향력을 갖고 있다"며 "최근 젊고 유능한 신임 지점장 발탁이 인사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데다가 우리금융이 지주사 원년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어 올해 12월 한빛은행 출신 지점장이 나오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