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甲)질이란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자가 상대방에게 오만무례하게 행동하거나 이래라 저래라하며 제멋대로 구는 행동을 뜻한다."
최근 대기업 총수 일가의 갑질 논란이 사회문제로 부상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이 대표적 사례다. 김만식 몽고식품 명예회장과 이해욱 대림기업 부회장이 운전기사를 폭행한 사건도 이어졌다.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자택 인테리어 공사 도중에 직원들에게 내뱉은 폭언은 충격적이었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여승무원에 대한 갑질 논란,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직원 폭행 관련 보도는 '갑질'이 얼마나 뿌리 깊게 박혀있는지를 보여줬다.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인식을 뒤집는 비인간적, 비도덕적인 갑질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대중들은 공분했다. 갑질이 우리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했다. 집, 학교, 직장 등에서도 '갑질'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직급, 연공서열, 소속 등을 통해 '갑'과 '을'로 서열이 나뉘기 때문이다.
최근 대기업 총수 일가의 갑질 논란이 사회문제로 부상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이 대표적 사례다. 김만식 몽고식품 명예회장과 이해욱 대림기업 부회장이 운전기사를 폭행한 사건도 이어졌다.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자택 인테리어 공사 도중에 직원들에게 내뱉은 폭언은 충격적이었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여승무원에 대한 갑질 논란,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직원 폭행 관련 보도는 '갑질'이 얼마나 뿌리 깊게 박혀있는지를 보여줬다.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인식을 뒤집는 비인간적, 비도덕적인 갑질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대중들은 공분했다. 갑질이 우리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했다. 집, 학교, 직장 등에서도 '갑질'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직급, 연공서열, 소속 등을 통해 '갑'과 '을'로 서열이 나뉘기 때문이다.
아주경제는 연예계 속 갑질 횡포에 고통당했던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여러 관계자를 만났다. 하지만 현직에 있는 관계자들은 "부담스럽다", "인터뷰를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어떤 보복을 당할지 두렵다"며 입을 모았다.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연예계 갑질에 관해 인지하고는 있고, 문제점 역시 알고는 있지만 나서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았다.
그러나, 소수의 관계자와 한때 연예계 몸담고 있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들을 수 있었다. 인터뷰에 응해 준 전직 연예계 관계자들은 "이 인터뷰로 무엇이 달라지겠냐"며 반신반의했다. 그래도 그들은 "이제는 갑질 횡포가 사라지기를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들의 바람을 담아 무거운 마음으로 '연예계 갑질 횡포'를 시리즈를 엮어 본다.
"방송계 갑질을 목격한 적이 있냐고요? 아마 없는 사람이 없을걸요."
B씨는 조연출 출신으로 방송국과 외주업체를 오가며 활동해왔다. 어린 나이에 방송국에 입문해 3년 가까이 일했으나 도저히 '갑질'을 버티기가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솔직히 말하자면 일보다 사람들이 더 힘들었어요. 그곳은 누군가가 저를 싫어하면 괴롭히는 게 정당화될 수 있도록 '시스템화' 되어있거든요. 퇴근할 때 허락을 받아야 하는데 일부러 몇 시간 동안 전화를 받지 않는다거나,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욕설과 인격모독을 한다거나···."
B씨는 조연출 출신으로 방송국과 외주업체를 오가며 활동해왔다. 어린 나이에 방송국에 입문해 3년 가까이 일했으나 도저히 '갑질'을 버티기가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솔직히 말하자면 일보다 사람들이 더 힘들었어요. 그곳은 누군가가 저를 싫어하면 괴롭히는 게 정당화될 수 있도록 '시스템화' 되어있거든요. 퇴근할 때 허락을 받아야 하는데 일부러 몇 시간 동안 전화를 받지 않는다거나,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욕설과 인격모독을 한다거나···."
방송작가 A씨가 그랬던 것처럼 B씨 역시 "선배들의 감정 쓰레기통 같았다"며 당시 상황의 심각성과 심정을 토로했다. 연차 높은 선배, PD 등 직급·연공서열로 만들어진 '계급'은 이들의 갑을 관계를 더욱 선명하게 만들었고 그들을 마음껏 날뛸 수 있도록 만들었다.
B씨는 방송 일을 하는 동안 별다른 이유 없이 선배들에게 불려가 모욕적인 이야기를 듣거나, 얼차려를 받는 등 부당한 일을 당했다고 거들었다.
"방송하는 사람들이 입이 거친 편이에요. 별다른 이유 없이도 '미친X' '씨XX' 폭언과 욕설을 쏟아내죠. 늘 있는 일이었어요. 팀이 달라도 거리낌이 없었죠. 한 번은 다른 팀 메인 PD가 무슨 일로 심사가 뒤틀린 건지 새벽에 술을 마시고 조연출들을 모두 집합시켰어요. 그리고는 바닥에 머리를 박게 시키는 거예요. 그럴 땐 여자든 남자든 가리지 않고 얼차려를 시켜요. 많은 사람이 일의 강도보다도 폭언과 인격모독으로 일을 그만둬요."
이런 계급으로 인해 사내 성희롱·성추행 같은 일도 빈번하게 일어났다고 한다. B씨는 과거 외주업체에서 벌어졌던 일들 언급하며 "피해자는 언제나 힘없는 우리였다"고 거들었다.
"외주업체에서 일할 때였어요. 연차 높은 유부남 PD가 어린 조연출에게 추근덕거렸는데 어찌나 못살게 굴고 성희롱을 하던지 다들 혀를 찰 정도였죠."
"외주업체에서 일할 때였어요. 연차 높은 유부남 PD가 어린 조연출에게 추근덕거렸는데 어찌나 못살게 굴고 성희롱을 하던지 다들 혀를 찰 정도였죠."
인격모독·폭언·욕설 등이 B씨의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었다면, 그를 궁핍하게 만든 건 돈 문제였다. B씨는 근로계약서·4대 보험은 고사하고 노동 강도에 비해 그만한 대우도 받지 못했다. 한 달에 100만원 남짓한 돈으로 생활을 하며 집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었다.
"이쪽 일하는 막내들이 대부분 그럴 거예요. 취직했는데도 집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죠. 최악이었어요. 잠도 못 자고, 씻지도 못하고 일주일에 1~2번 정도만 집에 갈 정도로 일만 하는데 버는 돈은 고작 100만원 남짓이죠. 일하는 만큼 벌지 못하니까 생활이 제대로 돌아갈 리가 있나요."
B씨의 동기는 80만원을 받고 일을 시작해 1년 뒤 90만원으로 월급이 올랐다고 한다. 업계에서 B씨는 월급을 많이 받은 축에 속했다고. 선배들의 갑질과 인격모독·폭언·욕설 그리고 적은 월급으로 인한 생활고까지···B씨는 3년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견뎌온 걸까.
"이 일이 '내 일이다'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때는. 좋아하는 일이라서 꾸역꾸역 버텼죠. 저는 관련 학과를 다녔는데, 학교에 다닐 땐 '누가 잠적을 하고 그만뒀대' 하면 '왜 저렇게 책임감이 없지?' 하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현장에 투입돼보니 아니더라고요. 이해가 갔어요. 이제는 우리끼리 모여서 '누가 도망갔대' '잠수 탔대' 하면 하나 같이 그래요. '오죽했으면 그랬겠어' 하고. 그리고 한 번 '도망갔다'는 소문이 도는 프로그램은 매번 조연출들이 못 버티고 나가더라고요. 그것도 '갑질' 때문이겠죠."
달라졌다, 좋아지고 있다고 말들은 많지만, 실질적으로 변화되는 건 없는 듯했다. 이토록 위태로운 구조를 가진 방송계에서 정말 목소리를 내려는 사람은 없는 걸까. B씨는 확신에 찬 말투로 "없다"고 했다. 오히려 그 단호한 태도가 절망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다들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들어올 때부터 '방송계가 거친 걸 몰랐냐'는 식이니까요. 내가 말해봤자 달라지는 게 없다고 하고 손해볼 거라고 생각하는데다가 말해 봤자 다음 타깃은 내가 될 테니 몸을 사리는 거죠.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그만두는 쪽을 택하는 거예요. 저도 그랬고요."
B씨는 "예전에 비해 달라진 것도, 달라질 것도 없다고 본다"며 방송계 갑질 횡포에 관해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나마 저는 운이 좋았던 편이에요. 선배들, PD들에게만 갑질 당했으니까. 다른 친구들은 연예인에게도 갑질 당하고 폭언 당하고 무시 받아요. 워낙 '고인물'이 많은 곳이라 도무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요. 제가 떠난 뒤에도 주변 친구들 상황을 보면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고요. 거기다 내가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해서 개선의 여지도 없어요. 슬프지만 저는 그게 현실이라고 봐요."
"이쪽 일하는 막내들이 대부분 그럴 거예요. 취직했는데도 집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죠. 최악이었어요. 잠도 못 자고, 씻지도 못하고 일주일에 1~2번 정도만 집에 갈 정도로 일만 하는데 버는 돈은 고작 100만원 남짓이죠. 일하는 만큼 벌지 못하니까 생활이 제대로 돌아갈 리가 있나요."
B씨의 동기는 80만원을 받고 일을 시작해 1년 뒤 90만원으로 월급이 올랐다고 한다. 업계에서 B씨는 월급을 많이 받은 축에 속했다고. 선배들의 갑질과 인격모독·폭언·욕설 그리고 적은 월급으로 인한 생활고까지···B씨는 3년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견뎌온 걸까.
"이 일이 '내 일이다'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때는. 좋아하는 일이라서 꾸역꾸역 버텼죠. 저는 관련 학과를 다녔는데, 학교에 다닐 땐 '누가 잠적을 하고 그만뒀대' 하면 '왜 저렇게 책임감이 없지?' 하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현장에 투입돼보니 아니더라고요. 이해가 갔어요. 이제는 우리끼리 모여서 '누가 도망갔대' '잠수 탔대' 하면 하나 같이 그래요. '오죽했으면 그랬겠어' 하고. 그리고 한 번 '도망갔다'는 소문이 도는 프로그램은 매번 조연출들이 못 버티고 나가더라고요. 그것도 '갑질' 때문이겠죠."
달라졌다, 좋아지고 있다고 말들은 많지만, 실질적으로 변화되는 건 없는 듯했다. 이토록 위태로운 구조를 가진 방송계에서 정말 목소리를 내려는 사람은 없는 걸까. B씨는 확신에 찬 말투로 "없다"고 했다. 오히려 그 단호한 태도가 절망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다들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들어올 때부터 '방송계가 거친 걸 몰랐냐'는 식이니까요. 내가 말해봤자 달라지는 게 없다고 하고 손해볼 거라고 생각하는데다가 말해 봤자 다음 타깃은 내가 될 테니 몸을 사리는 거죠.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그만두는 쪽을 택하는 거예요. 저도 그랬고요."
B씨는 "예전에 비해 달라진 것도, 달라질 것도 없다고 본다"며 방송계 갑질 횡포에 관해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나마 저는 운이 좋았던 편이에요. 선배들, PD들에게만 갑질 당했으니까. 다른 친구들은 연예인에게도 갑질 당하고 폭언 당하고 무시 받아요. 워낙 '고인물'이 많은 곳이라 도무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요. 제가 떠난 뒤에도 주변 친구들 상황을 보면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고요. 거기다 내가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해서 개선의 여지도 없어요. 슬프지만 저는 그게 현실이라고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