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최근 외교, 국방, 경제 등 전반적인 한·일관계까지 악화되면서 협정 타결은 사실상 어렵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대체어장 개발이 시급한 이유다.
정부는 매년 한·일어업협정 불발에 대비해 대체어장 개발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정책 지원은 소극적이다. 민간 역할을 강조하며 정부 부담을 줄이는 데 급급한 모습이다.
문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상대국 해역에서 조업량 합의에 실패한 이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한·일어업협정이 올해도 성사되기 어렵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부터 초계기 갈등, 강제징용 배상 판결 등에 이어 최근 세계무역기구(WTO)가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분쟁에서 한국의 손을 들어주면서 한·일관계는 더욱 악화됐다.
문 장관도 이에 대해 "일본과 올해 입어 협상이 아직 시작되지 않아 정식으로 이야기를 들은 적은 없지만 재개되면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제한)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한다"고 언급했다.
여기에 올해 G20 의장국은 일본으로 양국 힘겨루기에서 일본에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일어업협정 타결이 장기화되자 어민들 피해는 점차 커지는 추세다.
제주도 어선주협의회는 "2016년부터 양국 입어협상 합의가 되지 않아 제주에서 할 수 있던 조업을 못하게 됐다"며 "어업인들은 목숨을 건 원거리 조업을 나서면서 출어경비 가중은 물론 사고위험 등을 감수해야 하는 등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한창은 수협 대형선망 지도상무도 "예전에는 서해안에서 많이 나던 고등어가 이제는 동해로 이동했다"며 "어항에 변경이 생기면 이에 따라 대체어장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한·일어업협정이 타결되지 않아 조업 수역을 넓힐 수 없고, 어민들은 고기를 잡으러 갈 곳이 없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어민들 요구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의지만 표명할 뿐 구체적인 대책에는 주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금부터 대체어장을 발굴하더라도 늦은 감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대해 해수부 관계자는 "정부가 일일이 할 수 없다보니 대체어장 개발은 민간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며 "해수부는 수요조사를 하고 대체어장에 대한 타당성 검토를 한다"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대체어장 개발을 추진했지만 이마저도 일본 등과 관계가 엮여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며 "정부 차원에서 나서서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