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놓고 국민들 사이에서 찬반 여론이 팽팽히 엇갈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돼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담겼다.
24일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21∼23일 전국 만 19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대해 '좋다'와 '좋지 않다'는 응답이 각각 37%, 33%로 집계됐다.
의견 유보자는 6개월 전 조사와 이번 조사 모두 10명 중 3명 꼴인 29%로 동일했다.
한국갤럽은 "최근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포함한 다수 법안 상정 과정에서 발생한 극한 대치, 물리적 충돌, 국회 파행 장기화 등으로 유권자에게 적절한 정보 전달, 숙고의 기회가 제대로 주어지지 않은 탓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전국 또는 권역별 정당득표율에 비례해 정당별 총 의석을 할당하고, 이후 정당별 총 의석수에서 지역구 의석수를 뺀 만큼을 비례대표 의석으로 할당하는 방식으로 정당 득표율과 의석수 비율을 최대한 일치시키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선거제 개혁안에 대해서는 여야 4당(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합의안보다 자유한국당의 안에 대한 찬성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례대표 폐지 및 지역구 270석으로 하는 의원정수 10% 축소' 한국당 안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60%, 반대한다는 응답은 25%였다.
여야 4당이 합의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한 '의원정수 300석 유지, 지역구를 줄이고 비례대표를 28석으로 확대' 방안에는 찬성이 35%, 반대가 47%였다.
야 3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일각에서 나오는 '지역구 유지, 비례대표 증원을 통한 의원정수 확대' 방안에 대해서는 찬성이 17%, 반대가 72%로 집계됐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좋게 보는 응답자(373명)에 한정해서 보면 여야 4당 합의안에는 찬성이 67%, 반대가 24%였고, 한국당 안에는 찬성이 46%, 반대가 43%였다.
'지역구 유지와 의원정수 확대' 안에 대해서는 찬성이 31%, 반대가 65%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은 "세 가지 안에 대한 찬반 의견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취지 공감 여부보다 의원정수 확대에 대한 거부감, 비례대표보다 지역구 의원을 선호하는 경향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어 "우리 국민은 선거에서의 정당 득표율과 국회 의석수 비율을 최대한 일치시킨다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기본 취지에 일면 공감하더라도 기존 국회 또는 국회의원에 대한 큰 불신과 반감 때문에 비례대표 의석수나 의석 총수 확대는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임의전화걸기(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한 뒤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플러스마이너스 3.1%포인트, 응답률은 15%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