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나흘간 로라스타 스마트 U를 빌려 원없이 다리미질을 해봤다.
맨처음 스마트-U를 받았을 때 크기에 압도됐다. 보통의 스팀다리미는 사람 팔길이만 하기 마련. 스마트 U는 '이것은 책상인가 다리미인가' 혼란스러울 정도였다. 박스에서 제품을 꺼낼 때는 무게에 한 번 더 놀랐다. 전체 무게가 19kg이나 돼서 꺼낼 땐 혼자 쩔쩔매야 했다.
이 제품은 가로 길이가 132cm나 된다. 때문에 다리미질을 하려면 공간적 여유가 필요하다. 좁은 원룸보다는 빌라나 아파트에서 사용하기 편하다. 다만, 접으면 가로 길이가 22cm까지 줄어들어 보관은 용이하다.
다리미질을 할 때는 보통 몸을 수그리는 게 일반적이다. 그래서 다리미질을 다 마칠 때쯤엔 허리 통증을 느끼거나 발에 피가 안통해 저리곤 한다. 스마트 U는 서서 사용하도록 설계돼 있어 이 같은 불편이 없다. 사용자의 키에 맞춰서 6단계 높이 조절이 가능하다. 가장 낮게 고정하면 83cm이고, 가장 높게 고정하면 104cm다. 장신인 사람이 사용해도 무리가 없다.
이제 다림질을 할 준비가 모두 다 됐다. 다리미를 들면 느낌이 묵직하다. 스마트 U 다리미는 1.1kg으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다리미보다 무겁다.
가장 먼저 스팀을 쏴봤다. 스팀 입자가 곱다. 일부 스팀다리미들 중 스팀이 고르지 않고 물이 떨어져 제대로 다리미질이 안되는 경우가 있다. 스마트 U는 보일러와 다리미판에서 이중으로 가열된 150도 미세 고온스팀이 3.5bar의 강한 압력으로 분출돼 옷감을 통과하는 즉시 증발한다. 다리고 나서 2초 정도 지나면 완벽히 보송해진다.
스팀 다리미의 특징인 수직 다림질도 해봤다. 옷을 건 후 소량의 스팀을 분사하면서 옷에 살짝 닿도록 다리미를 상하로 움직이면 된다. 생각보다 쉽지 않았지만 다림질 효과는 확실했다. 옷에 직접적인 열을 가하는 것보다 옷감 손상이 적어 좋았다.
다림질을 하는 다리미판은 그냥 판이 아니다. 다리미 중앙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다림판에서 위로 찬바람이 나온다. 대장장이가 도구를 만들 때 뜨거운 물에 담아 모양을 만든 후 차가운 물로 식히듯이 뜨거운 열로 다린 후 시원한 바람이 밑에서 올라오면서 빠르게 식어 잘 다려지게 만들어주는 원리다. 버튼을 한번 더 누르면 다리미판이 공기를 흡입하면서 흡착해 정장이나 와이셔츠의 칼주름을 만들어준다.
스마트 U를 사용할 때 몇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반짝이게 될 수 있는 어두운 색상이 옷감과 다리미에 달라 붙을 수 있는 합성직물, 실크 등은 반드시 보호용 밑판을 부착해서 사용해야 한다는 사실! 또 스팀에 사용되는 물은 수돗물을 넣어야 한다.
스마트 U를 사용하기 전 가장 궁금했던 게 냄새 제거 여부였다. 로라스타 측은 "매일 입지만 매일 빨 수 없어 찝찝한 양복! 담배냄새, 고기냄새, 땀냄새 때문에 세탁소에 매번 맡기자니 관리 비용이 만만치 않다"며 "초미세 고온스팀이 지나는 곳마다 냄새는 사라지고 박테리아와 세균은 최대 99.999%살균된다"고 홍보하고 있다.
그래서 극단적인 실험에 돌입했다. 옷 두 벌에 각각 20분 동안 담배 냄새와 고기 냄새를 배게 했다. 이후 스마트 U로 1분 정도 스팀을 분사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옷에 밴 냄새가 거의 사라졌다. 살균 기능은 확인할 방법이 없으므로 패스.
로라스타가 스마트 U를 일반 다리미와 비교하는 것을 꺼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단순히 옷 구김을 펴는 데 그치지 않고 세균까지 제거해주기 때문에 의류관리기로 봐야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의류 관리기기와 비교해보자. LG전자의 '스타일러'와 삼성전자의 '에어드레서' 모델 중 가장 비싼 모델이 209만원 안팎인데, 이와 비교해도 가격이 두 배 이상 높다.
소모품 비용이 꾸준히 발생하는 점도 간과해선 안된다. 물탱크에는 칼슘필터가 있는데 파란색에서 진한 갈색으로 바뀌면 새것으로 바꿔줘야한다. 약 3~4개월 단위로 교체한다고 보면 된다. 한 달에 한번 보일러 청소를 해줘야 한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좋은점
-다림질 할 때 허리가 안아프다
-스팀이 제대로다
-'일반 다리미+물 스프레이' 조합보다 빠른 다림질이 가능하다
-살균 효과가 있다
▲아쉬운 점
-장점을 상쇄하는 범접할 수 없는 가격
-유지비가 든다
-이래저래 (소시민인 기자에겐) 너무 비싸고 또 비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