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 간편결제 이용건수는 23억8000만건으로 2016년 말 8억5000만건과 비교해 2.8배 성장했다.
반면 현금지출액은 현저하게 감소했다. 가계의 현금지출액은 지난해 월평균 64만원으로 2015년(81만원)보다 38.8% 감소했다.
현금을 가지고 다닐 필요성이 줄면서 가계의 현금(지폐) 보유액은 2015년 평균 11만6000원에서 지난해 7만8000원으로 33% 감소했다. 지갑에 넣고 다니는 돈이 그만큼 줄었다는 것이다.
그나마 경조금·기부금·친목회비 등 개인 간 거래 용도로 현금 지출이 많았지만, 그마저도 2015년 42만3000원에서 지난해 24만원으로 43.3% 감소했다. 간편결제를 이용한 송금 이용률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간편결제의 확산은 신용카드 이용률도 감소시켰다. 지난해 4분기 전업 7개 카드사의 휴면 신용카드는 총 640만2000장으로 1분기(590만7000장) 대비 약 50만장(8.4%) 이상 급증했다. 모바일 간편결제가 실물카드를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간편결제는 신용카드 정보를 휴대전화 앱 등에 저장해두고 비밀번호를 입력하거나 지문·홍채 인증 등으로 결제하는 서비스다. 휴대전화만 있으면 지갑을 따로 챙기지 않아도 편의점, 식당, 대중교통 이용 시 손쉽게 결제할 수 있다.
자사 유통망을 이용한 전자금융업자의 네이버페이, 로켓페이, 스마일페이 등과 단말기 제조업자의 삼성페이와 엘지페이, 은행·카드사 등 금융회사의 앱카드 등 시중에 나와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만 50종에 달한다.
중국의 간편결제 시장이 연간 9조 달러(약 1경503조원)을 넘어섰고, 미국도 이용률이 매년 200% 이상 증가하면서 간편결제는 차세대 지급결제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우리나라도 올해 간편결제 이용금액이 15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간편결제의 확산은 소비자들의 지급결제 패턴 변화를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노점상에서도 현금이나 실물 플라스틱카드 대신 QR코드로 결제하고, 세뱃돈이나 경조사비도 간편결제 앱을 통해 즉시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가 곧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특히 20~30대 젊은 층에서 지급결제 패턴 변화가 뚜렷하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설문조사에서도 20대의 56.3%가 결제 시 간편결제를 우선적으로 이용할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76.1%는 지금보다 더 많이 간편결제를 이용할 예정이라고 응답해 간편결제 서비스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보편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과거에는 결제라고 하면 신용카드 등 금융사들의 독무대였으나 이제는 비금융업체들이 진입하면서 서비스 고도화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금융 패러다임이 소비자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진짜 편리하고 간편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