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의 최대 주주인 금호산업은 23일 아시아나항공 채권단과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대한 특별 약정을 체결했다. 특별약정에는 영구채 매입 5000억원, 신용한도 8000억원 등 총 1조 6000억원의 자금지원 방안이 담겼다.
지원금액은 시장 예상금액 1조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최소 6개월 이상이 소요되는 매각 작업 중 불거질 수 있는 유동성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항공사의 경영이 악화될 경우 항공기 정비 등 안전 수준에 소홀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지원액 1조6000억원 중 5000억원이 영구채다. 영구채는 만기가 있지만 계속 연장 가능하다. 원금을 상환하지 않고 이자만 계속 지급하는 채권이어서 자본으로 인정된다. 지난해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7조원을 넘겨 부채비율은 650% 수준이다. 5000억원의 영구채를 발행하게 되면 목표부채비율인 448.7%수준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호산업은 올 12월 말까지 매매계약체결 완료를 목표로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다. 먼저 노선 구조개선을 통해 올해 인천발 3개 비수익노선을 정리한다. 오는 9월 인천~하바로프스크, 인천~사할린 노선을 먼저 중단한 뒤 10월 말 인천~시카고 노선에 대해서도 운휴를 시행한다. 2020년 이후의 노선 구조개선 계획은 매각주간사 및 채권단과의 협조해 추진할 계획이다. 비수익 노선 정리 외에도 기재 축소(보유 항공기 정리 등), 인력 생산성 제고 등도 추진되면서 항공기 매각과 인력구조조정도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매각 주관사 선정 등 공개매각 절차에도 박차를 가한다. 실사 기간 1~2개월을 거친 뒤 6월 중 입찰공고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7~8월 중 예비입찰, 이후 우선협상대상자 실사 뒤 이르면 연말 쯤 아시아나는 새로운 주인을 만날 수 있다. 매각은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 자회사를 묶어서 파는 일괄매각 방식이 거론된다.
인수가격은 아시아나항공 부채의 일부 변제, 구주 매각대금, 유상증자 및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해 약 2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인수 후보로는 한화와 CJ, SK 등이 거론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이번 채권단의 신속한 자금지원 결정으로 시장의 신뢰를 조기에 회복하고 자금조달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하며,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매각절차를 완료할 수 있도록 금호산업과 협조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