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는 하원 전체 151석과 상원 76석 중 절반을 새로 뽑는다. 집권 연립정부와 노동당이 하원에서 각각 73석, 72석을 차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기타 정당의 6석을 제외하면 박빙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각 정당은 경제 정책과 기후 변화, 중국 역할론 등 핵심 쟁점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먼저 모리슨 총리가 이끌고 있는 보수 성향의 자유당은 감세 정책·임금 인상 등 경제 정책을 기본 공약으로 내세운 상태다.
호주 재무장관 출신으로서, 지난해 8월 말콤 턴불 전 호주 총리의 퇴출 이후 총리 자리를 꿰찬 모리슨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2013년 집권했던 노동당이 망쳐놓은 경제를 재건하는 데 5년이 걸렸다"며 "이번 선거는 향후 3년뿐만 아니라 다음 10년간의 호주 경제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기상 이변도 핵심 쟁점 중 하나다. '경제'에 집중하는 자유당과 달리 빌 쇼튼 호주 노동당 대표는 기상 이변 관련 대책을 강조하고 있다. 호주는 최근 기록적인 홍수와 산불, 가뭄 등 기상 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여름에는 이례적인 고온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1인당 오염 물질 배출량이 세계 최악 수준으로 나타난 가운데 지난해 정부가 배기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를 설정하기 위한 계획을 폐기하면서 격렬한 비판을 받았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기상 정책을 비판하고 나선 노동당의 지지율이 소폭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에서는 정당 내에서 총리 후보를 가리기 때문에 유세가 필요하지 않다. 선거 일정이 비교적 촉박하게 공표된 이유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대선이 '울트라 마라톤'이라면 호주 총선은 단거리 '전력 질주'로 볼 수 있다"며 "미국의 경우 2016년 대선 당시 각 정당의 대선 후보를 낸 뒤 596일 동안 선거운동이 진행됐고 2020년 대선은 1194일 남은 상황에서 벌써 선거운동이 진행되고 있지만 호주는 38일 남겨두고 투표 일정이 나왔다"고 평가했다.
선거까지 남은 시간은 달포 남짓이지만 투표율은 높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BBC 등은 "다른 민주주의 국가와는 달리 호주는 만 18세 이상 국민이라면 누구나 의무적으로 투표를 해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벌금을 부과한다"며 "미국과 영국의 최근 선거 투표율이 각각 55%, 66%를 기록한 반면 지난 2016년 호주 총선에서는 투표율이 95%에 달했다"고 전했다.
호주에서는 3년마다 총선을 치른다. 각 정당은 4월 23일까지 후보들을 지명할 예정이다. 새로 선출된 상원 의원의 임기는 7월 1일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