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국의 최대 외교 행사로 꼽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이 오는 26일 개최된다.
중국의 러브콜을 받은 유럽 국가들이 얼마나 호응할 지와 더불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포럼 참석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포럼에 참석하는 각국 정상은 2017년 열린 1회 포럼 때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1차 포럼에는 30여개국 정상급 지도자가 참석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일대일로 정상포럼은) 올해 중국에서 열리는 가장 중요한 외교 이벤트이며 세계가 주목하는 행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왕 국무위원은 "참가국과 참석자 수는 1회 포럼을 훨씬 능가할 것"이라며 "100여개국에서 수천명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일대일로 공동 건설, 아름다운 미래 창조'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포럼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핵심 어젠다인 일대일로의 지속성과 확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중국은 포럼을 앞두고 유럽 국가를 상대로 적극적인 구애 작전을 펼쳤다. 시 주석은 물론 리커창(李克强) 총리까지 유럽으로 날아가 유럽연합(EU) 및 동유럽 국가의 일대일로 참여를 호소했다.
유럽 국가들이 기대만큼 호응해 준다면 일대일로 건설에 탄력이 붙겠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중국과 동남아시아·중앙아시아 일부 국가에 국한된 '그들만의 리그'가 될 수도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포럼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도 관심사다.
미국은 중국의 일대일로 추진에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매우 모욕적인 프로젝트"라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전 세계 무역·교통망을 연결해 새로운 경제 벨트를 구축하자는 취지와 달리 관련국의 부채 급증과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 심화라는 부작용만 낳고 있다는 게 비판의 핵심이다.
1회 포럼 때 매튜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을 파견했던 미국은 이번 포럼에 고위 관리를 보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미국 국무부는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불투명한 재정지원 관행과 허술한 관리체계 등 여러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중국의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미·중 무역협상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일대일로 정상포럼을 지나치게 성대하게 치를 경우 미국을 자극해 자칫 협상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포럼 참석 여부에도 이목이 쏠린다. 중국은 김 위안장을 공식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중 정상 간 회동이 없었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이 전격 방중할 수도 있다.
다만 1회 때처럼 북한 대외경제상이 이끄는 대표단이 참석할 가능성에 좀 더 무게가 실린다. 한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여전히 대미 협상 전략 구상에 골몰하고 있어 직접 중국을 찾을 가능성은 낮은 편"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국에서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번 포럼에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