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하순 들어 부동산시장 온기 '뚜렷'
3월 하순 들어 중국 부동산 시장 온기는 뚜렷이 감지된다고 중국 경제참고보(經濟參考報)는 8일 보도했다. 상하이이쥐부동산 연구원에 따르면 3월 중국의 40개 주요도시 신규 분양주택 거래면적이 전달 대비 84% 늘었다. 특히 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으로 대표되는 중국 1선도시 신규 분양주택 거래면적이 전달 대비 평균 10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경기 회복세는 이달 초 청명절 연휴기간(4월5~7일)에도 이어졌다. 중위안부동산연구중심에 따르면 지난 5~6일 상하이 신규주택 계약건수는 각각 80채, 169채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8%, 182%씩 늘었다.
시장 수요 회복 속 분양주택 공급량도 늘면서 중국 주요 부동산 기업들은 지난달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도이체방크는 중국부동산정보그룹(CRIC) 연구센터 데이터를 인용해 중국 본토 부동산기업의 3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고 집계했다. 이는 2월 증가율(15%)를 훌쩍 웃도는 수치다.
구체적으로 룽촹중국(融創中國·수낙차이나)가 지난 3월 주택 매출액이 376억40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늘었으며, 전달 대비로는 106% 늘었다. 같은 기간 중하이와이(中海外) 주택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5.2% 증가했으며, 헝다(恒大)그룹과 스마오(世茂)그룹은 각각 11.2%, 2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 디레버리지 완화 속 부동산 시장에 쏠린 자금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가 중국의 통화정책이 부채감축(디레버리지) 완화 기조로 선회하면서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쏠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장다웨이(張大偉) 중위안부동산 연구원은 "경기 회복세 기대감에 그 동안 집값 낙폭이 컸던 도시를 중심으로 다시 집값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최근 중국 은행권 대출이 풀리면서 집값이 더 오를 것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주택 구매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은 경기 부양을 위해 은행권 지급준비율(지준율)을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모두 다섯 차례 인하, 은행 대출 여력을 늘렸다. 사실 이는 경기하방 압력 속 자금난에 시달리는 중소 민영기업에 대한 대출을 늘리기 위한 조치였지만 은행권들은 오히려 부동산 대출에 자금을 쏟아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6일 중국공상은행, 중국농업은행, 중국건설은행, 중국은행 등 6곳의 대형 국유은행들이 지난해 신규 대출의 절반가량을 개인 부동산 대출로 채웠다고 보도했다. SCMP는 은행들의 지난해 연간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6개 은행의 총 신규 대출액은 5조1300억 위안이었으며 이 중 49.4%인 2조5300억 위안이 개인 부동산 대출액이었다고 집계했다.
◆ 부채난에 허덕이는 부동산기업들···'반짝' 회복세에 그칠 수도
중국의 부동산 경기가 '반짝' 회복세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의 경기부양책에 따른 시장 기대감으로 일시적으로 반등한 것이란 진단이다. 우선 가장 큰 문제는 부동산 기업들이 떠안고 있는 거액의 부채다. 최근 통화완화 기조가 부동산 기업들의 자금조달에 숨통을 틔워줬지만 여전히 자금 사정은 좋지 않다는 것이다.
중국 대표 부동산 중개업체인 스롄항(世聯行)에 따르면 2019~2021년 3년간 중국 부동산시장에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은 모두 1조8000억 위안어치에 달한다. 이중 올해 만기 도래물량은 지난해 2배 수준이다. 2분기부터 중국 부동산기업들이 해외에서 발행한 역외채권(대부분이 미국 달러화 채권) 상환압력도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실제로 중국 100대 부동산기업들은 대체적으로 올해 실적 전망치를 소극적으로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참고보는 올해 중국 부동산 업체들 매출 목표치는 전년보다 평균 20% 올리는데 그쳤다며 이는 지난해 30~50% 올린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CRIC는 중국 부동산기업들이 이제 더 이상 대출에 의존한 고레버리지 경영을 이어가긴 힘들 것으로 보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비자위안, 헝다,완커 등 대형 부동산업체들은 이미 지난해 과거의 고속 성장에서 탈피해 질적 성장을 모색할 것이라 밝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