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디파이는 지난 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축하합니다(Congratulations)"라는 영상을 게제, 티시리즈의 승리를 인정했다. 2013년부터 지켜오던 '유튜브 왕좌'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퓨디파이의 이 영상이 게재되자 퓨디파이의 구독자가 급격히 불어나는 이변이 펼쳐졌다. 결국 퓨디파이 구독자수는 다시 티시리즈를 넘어섰다. 한국시간 4일 오후 4시 기준, 퓨디파이 구독자는 약 9287만 명으로 티시리즈보다 30만 명 가량 많다.
퓨디파이는 스웨덴의 개인 유튜버로 본명은 펠릭스 셀버그다. 그는 2010년 유튜브에 발을 들인 뒤 게임 콘텐츠나 자작 랩 등을 올리면서 인기를 끌었다. 2013년 1000만 구독자를 돌파한 뒤 5년 넘게 구독자수 1위 왕좌를 지켰다.
자리가 위태해진 퓨디파이는 발끈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티시리즈가 구독자수를 자동으로 늘리는 로봇을 쓴다는 주장을 담은 티시리즈 '디스' 영상을 게재하기도 했다.
세계 각국에 퍼져있는 그의 팬과 동료 유튜버들은 퓨디파이를 '골리앗과 싸우는 다윗'으로 비유하면서 퓨디파이 구독자수 늘리기 캠페인을 벌이며 힘을 보탰다.
미스터비스트(MrBeast)로 통하는 유튜버 지미 도널드슨과 그의 친구들은 미국 슈퍼볼에서 퓨디파이 티셔츠를 입고 홍보전에 나섰고, 퓨디파이의 일부 극성팬들은 프린터 수천 대를 해킹해 퓨디파이 채널을 구독하라는 메시지를 출력하기도 했다.
퓨디파이 측의 '극성'은 퓨디파이의 구독자를 늘리는 데 확실히 기여했지만 의도치 않게 티시리즈의 존재를 모르던 인터넷 세상에 티시리즈를 홍보하는 '역효과'를 낳기도 했다.
반면 티시리즈는 느긋하다. 이들의 경쟁 구도가 더 재밌는 이유다. 부샨 쿠마르 티시리즈 CEO는 최근 BBC 인터뷰에서 그는 "나는 이 경쟁을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나는 솔직히 퓨디파이가 이걸 왜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지는지 모르겠다"면서 "나는 우리 아티스트에게 구독자를 늘리라고 말한 적이 없다. 우리는 게임을 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티시리즈가 이렇게 느긋할 수 있는 것은 믿는 구석이 있어서일 터다. 인도 인구는 약 13억5000만 명. 현재 스마트폰을 쓰는 인구는 5억 명을 넘는 정도다. 이론적으로 8억5000만 명이 더 인터넷 세계로 유입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중 10%만 구독해도 구독자가 두 배 가까이 불어날 수 있다.
이미 조회수로는 티시리즈가 퓨디파이를 압도한다. 퓨디파이 영상의 총 조회수는 210억 회. 그에 반해 티시리즈는 660억 회로 퓨디파이의 3배가 넘는다. 인도 인터넷 이용자들의 '화력'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퓨디파이가 잠깐 승부를 뒤집은 것은 되려 '희망 고문'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