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反화웨이 동맹 무산되나...EU까지 등돌려

2019-03-27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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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獨 등 서방국에 이어 EU마저 美 뒤통수 쳐

유럽, 화웨이 끌어안기...미국, 화웨이와 결별

미국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중국 최대 통신기술업체 화웨이(華為) 이동통신 장비에 대한 '보이콧' 동맹이 차츰 무너지는 모양새다. 영국과 독일 등 서방국가들이 화웨이 배제 계획이 없다고 밝힌 데 이어 28개국으로 구성된 유럽연합(EU)마저 미국의 경고를 무시하고 있기 때문.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5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 시스템에 대한 위협과 관련해 5G 시스템의 안전한 도입을 위한 자체 계획을 발표했다. 회원국에 자체적으로 화웨이 시스템의 위험성을 평가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공유할 것을 장려했고, 별도로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지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EU 집행위원회는 회원국에 안보 리스크 관리를 위해 협력할 것을 주문했다. 오는 6월 말까지 회원국들은 5G 리스크 자체 평가를 끝내고 12월 말까지 EU 차원의 5G 네트워크 보호 조치를 포함한 광범위한 안보 위험 평가를 실시해야 한다.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최근 국가 보안과 안보 위험성 등 이유로 화웨이 장비에 대한 정부 조달을 금지하고, 영국·호주·뉴질랜드 등 동맹국에 화웨이 장비 사용 자제를 압박해왔다.

하지만 최근 미국 정부의 화웨이 배제 동맹에 균열이 생겼다. 독일, 영국, 뉴질랜드에 이어 미국과 안보·군사 분야에서 밀접한 UAE·바레인에까지 화웨이 수용 분위기가 확산돼 미국의 '화웨이 때리기'에 차질을 빚게 된 것. 설상가상 여기에 EU마저 미국의 압박을 무시하고 자체적인 판단을 통해 화웨이 장비 사용을 수용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세계 각국에서 미국의 화웨이 보이콧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바로 5G때문이다. 5G는 초저지연성, 초연결성으로 가상현실(VR),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 등의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근간 기술이다. 5G를 구축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드는데, 유럽은 미국과의 외교를 포기하고 미래 발전을 위해 가성비가 좋은 화웨이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줄리안 킹 EU 안보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EU는 화웨이 장비 사용 금지가 아닌 안보 리스크에 초점을 두고 검토 및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누군가가 우리의 행동을 제안하거나 다른 국가가 우리와 다른 행동을 한다고 해서 따라갈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안드루스 안십 디지털 단일시장 담당 집행위원도 회견에서 "5G 기술은 우리 경제와 사회를 전환시키고, 소비자와 기업에 막대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지만 안보를 확인하지 않고 이를 받아들일 수는 없다"면서 "자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U의 이번 발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유럽 순방 중에 나온 것이다. 시 주석은 이탈리아, 모나코에 이어 프랑스에 일대일로 러브콜을 보내며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EU는 '현대판 실크로드'라고 불리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아직 경계심을 보이는 반면, 중국의 경제적 협력 및 화웨이 장비 사용 등에는 두 팔 벌려 환영하고 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통신과 사회간접자본 등 전략적인 부문에 있어서 고려할 것이 많은 반면, 화웨이 장비는 앞으로 디지털 경제를 구축하기 위해 필요불가결하기 때문에 오히려 배제하면 손해라는 주장이다.

한편, 유럽이 화웨이를 끌어안고 있지만 미국은 점점 화웨이와 결별하려는 모양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는 5G 개발 계획을 발표하면서 화웨이의 라이벌인 노키아, 에릭슨과 협력 추진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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