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양국이 최근 북·미 협상판에 개입하는 정황들이 포착되면서 한국을 포함해 3국이 '촉진자' 역할을 나눠 가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이 중국에 이어 러시아도 대미 지렛대로 삼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최근 러시아와 북한은 부쩍 밀착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임천일 외무성 부상(차관)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차관을 만나 정치 분야에서 고위급 교류를 강화하는 한편, 한반도 문제와 경제분야·인도주의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보도했다.
양국이 급속히 가까워지면서 지난해 말 한때 가능성이 거론됐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가능성이 다시 제기된다.
이 본부장은 이날 출국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고리 마르굴로프 차관과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협력해 나갈 것인지 중점적으로 다룰 예정"이라며 "이번 협의는 매우 소중한 기회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에 관련국들과 협의를 긴밀히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면서 "특히 최근에 러시아와 북한 고위급 간의 접촉이 많았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우리 정부와 중국 고위급 간의 비공개 접촉 역시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다.
문재인 대통령이 아세안 3국 순방에 나선 주말 기간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은 비공개로 중국을 방문,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북·미회담 상황을 공유하고, 향후 북·미 협상 국면에서 중국의 역할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조만간 북한 답방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여지를 열어놓고 있는 만큼 4월 중하순쯤 대북특사를 파견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특사 파견 이후에는 판문점에서 비핵화 의제를 놓고 남북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