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5.18 피고인' 전두환 광주로...자택 앞 지지자들 아수라장

2019-03-11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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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에 '기레기' '빨갱이'...폭언·욕설도

전두환 전 대통령이 11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오전 8시 32분 이순자 여사와 함께 연희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사자(死者)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이 광주에서 열리는 재판에 출석하는 11일 자택 앞은 전 전 대통령 지지자들과 취재진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자유연대·자유대한호국단 등 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 성향 단체 회원 50여명은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앞에 모여 '광주 재판 반대 집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광주 재판은 인민 재판"이라며 "전두환 대통령님 광주 가면 안된다"고 외쳤다.

이어 "전 전 대통령을 광주로 끌고가려는 이유는 유일하게 살아있는 대통령을 구속시키려는 목적"이라면서 "전 전 대통령은 정신 똑바로 차리고 끝까지 저항하라"고 주장했다. 전 전 대통령의 지지자로 추정되는 한 노년 여성은 "너무하다"며 통곡하기도 했다.

경찰은 전 전 대통령의 자택 주변에 폴리스 라인을 치고, 6개 중대 총 350여명의 병력을 동원해 현장에서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오전 8시 32분이 되자, 전 전 대통령이 자택에서 나와 승용차에 올랐다. 그는 다른 사람의 부축 없이 혼자 걸어나와 승용차에 탑승했다. 그다지 밝지 않은 표정이었지만 거동에는 큰 무리가 없었다. 부인 이순자 여사도 동행했다.

전 전 대통령이 탄 에쿠스 승용차 뒤로 경호요원과 형사들이 탑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승용차 및 승합차가 뒤를 이었다.

골목을 빠져나가는 길목에서 전 전 대통령의 지지세력으로 추정되는 한 시민이 '문재인 정권 인민재판 규탄한다'고 적은 피켓을 들고 전씨가 탄 승용차 앞을 가로막기도 했다. 그는 경찰에 의해 바로 제지당했다.

전씨의 차량이 떠나고, 경찰 및 취재진 등 현장 인력이 철수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하기도 했다.

현장은 "아직도 전두환씨를 영웅이라고 생각하느냐"라는 한 언론사 기자의 질문에 아수라장이 됐다. 지지자들 중 일부는 격분해 질문을 던진 기자를 둘러싸고 "5.18 유공자일지도 모른다"면서 "편파방송하는 게 무슨 기자냐"고 꼬집었다.

더불어 '개XX', '빨갱이', '기레기'라며 "북한으로 돌아가라"는 등의 폭언을 퍼부었다.

이후 이어진 집회에서도 이들은 언론에 "전 전 대통령이 죽으면 어쩌려고 궁지에 몰고 있냐"면서 "(우리를) 극우 세력이라고 적기만 해봐라. 싹 다 고소할 것"이라며 울분을 쏟아냈다.

한 중년 여성이 성추행을 당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해당 여성은 현장에 나와있던 경찰에게 한 남성을 가리키며 "저 사람이 내 가슴을 쳤다"면서 "신원 확인을 해달라"고 말했다. 경찰은 남성에게 신분증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30분 광주지법 형사 8단독(부장판사 장동혁)에 피고인으로 참석해 재판을 받는다. 앞서 광주지법 재판부는 전 전 대통령이 알츠하이머와 독감 증세를 호소하며 재판에 2차례 불출석하자 구인장을 발부한 바 있다.

앞서 전 전 대통령은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말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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