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신고건수 기준)은 1563건으로 조사가 진행된 2006년 이후 2월 거래량 기준 역대 최저치였다. 봄 성수기이자 개학을 앞둔 이사철임에도 거래가 꽁꽁 얼어붙은 것이다.
앞서 1월에도 거래량은 1877건에 그쳤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심각한 침체기였던 2013년 1월 1196건 이후 최근 6년 이래 최저치로 나타났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번의 설 연휴를 전후로 아파트 매매량이 모두 증가한 것과는 판이한 모양새다.
향후 집값의 추가 하락 전망과 함께 급매물이 속속 등장하며 거래시장 전반도 크게 출렁이고 있다. 실제 매수심리가 갈수록 위축되며 시세보다 수억원 이상 떨어진 급매물이 등장하고 팔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일선 중개업소들은 매수 문의가 거의 없다고 전한다. 서초구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대책 발표 전 30억원 안팎이던 한 단지의 매물은 4억원 가량 몸값을 내려도 대기 매수자가 실종된 상태다. 그나마 급매 또는 급급매만 조금씩 소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박원갑 KB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향후 국내외 경기가 더욱 악화될 것이란 예측이 나와 실수요자들도 집을 사려고 선뜻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 5년 가까이 오른 집값이 적정한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공감대가 형성돼야 거래는 물론이고 하락세도 안정될 수 있다"고 했다.
4월로 예고된 공동주택 공시가격 발표는 매매시장에 단기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는 서울(13.87%), 부산(10.26%)을 비롯해 전국이 평균 9.42% 올랐다. 아파트는 연초 떨어진 금액보다 지난해 상승폭이 훨씬 커 올해 공시가격 인상범위가 상당할 것으로 분석된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이미 대출규제의 직격탄을 맞은 고가 주택시장에서 보유세가 증가하면 매수세를 차단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현금 보유력이 떨어지는 주택 보유자들의 매물이 늘어나면서 집값 하방압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내집 마련이나 재테크를 할 때 보수적인 접근을 제안한다.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전세·매매가격이 동반 하락할 가능성이 커져 장기투자나 갭투자가 적합하지 않다"면서 "당장 거주할 필요가 없다면 차후를 기약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