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성희롱의 44%는 회식장소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성희롱을 한 사람은 상급자가 가장 많았고, 성별은 대부분 남성이었다.
여성가족부는 3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18 성희롱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양성평등기본법’에 따라 3년마다 실시하는 국가승인통계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직장에서 재직하는 동안 한 번이라도 성희롱 피해를 경험한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8.1%였다.
여성(14.2%)이 남성(4.2%)에 비해 피해 경험이 많았고, 비정규직(9.9%)이 정규직(7.9%)보다 높았다. 연령 별로는 20대 이하(12.3%), 30대(10%), 40대(6%), 50대 이상(5%) 순이었다.
또 성희롱 행위자는 상급자가 61.1%로 가장 높았고, 이어 동급자가 21.1%, 외부인이 9.3% 순이었다.
행위자의 성별은 남성이 83.6%, 여성이 16.4%였다.
성희롱은 회식장소(43.7%)와 사무실(36.8%)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가부 관계자는 “성희롱 방지를 위한 제도적 지원뿐 아니라 직장 문화를 개선하려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성희롱 피해 경험자의 81.6%는 “참고 넘어갔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아서’(49.7%) △‘문제제기를 해도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31.8%) △‘직장에 대한 실망감을 느껴서’(28.7%) 등을 이유로 꼽았다.
여가부 관계자는 “성희롱 피해를 드러내지 못하는 이유는 직장 내 성희롱 문제 인식이 충분하지 않고, 조직의 문제 해결 의지에 대한 낮은 신뢰와 2차 피해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또 성희롱 피해자 가운데 27.8%는 2차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비정규직, 종사자 규모가 작은 민간사업체에서 비율이 높았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황정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성희롱 피해를 경험한 사람은 2015년도 조사 결과(6.4%)에 비해 높아졌다”면서 “이는 미투 운동 이후 민감성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선미 여가부 장관은 “여가부는 피해자 상담을 통한 지원기관 연계, 기관 담당자의 사건처리 지원, 조직문화 개선 현장 대응 등 조직 내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도록 시스템 개선방안을 마련해 직장에서 피해자가 두려움 없이 고충을 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