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국내 최대 케이블TV업체 CJ헬로 인수에 8000억원을 베팅하면서 경쟁사 SK텔레콤과 KT의 케이블 인수 움직임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업계 내부에서는 LG유플러스가 인수 분위기에 물꼬를 트면서 묵혀뒀던 여러 인수합병(M&A)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14일 서울 용산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CJENM이 보유한 CJ헬로 지분 53.92%를 8000억원 인수하기로 의결했다. LG유플러스(11.7%)는 CJ헬로(12.8%) 인수로 점유율이 2배 이상 확대되면 유료방송시장 1위 KT-KT스카이라이프(31%) 에 이어 업계 2위로 올라선다.
이런 가운데 이통업계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세계 최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업체 넷플릭스 제휴에 이어 대형 케이블업체 CJ헬로 인수를 결정하면서 통신업계 양강 SK텔레콤과 KT도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KT-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부터 케이블업체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하다 특정업체의 점유율을 3분1로 제한하는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가 이뤄지며 인수를 전면 중단한 상태다.
KT가 딜라이브(6.4%)를 인수하면 총 점유율 37.31%로 LG유플러스와 CJ헬로 연합군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다. 딜라이브는 서울 노원, 송파 등 알짜 지역에 206만 가입자를 보유한 케이블업체다.
이와 관련 KT 관계자는 "아무래도 지금은 타사의 움직임보다는 합산규제가 어떤 방향으로 가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25일 합산규제 재도입에 대한 법안 제2소위를 열고 독과점 문제를 논의할 방침이다.
시장독과점 문제로 2016년 8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CJ헬로 인수를 불허받은 SK텔레콤도 다시금 케이블업체 인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최근 통신사의 케이블 인수에 전향적 의사를 내비치면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케이블 인수에 관심이 있다"고 의지를 보인바 있다.
유료방송시장 3위 SK브로드밴드(14.1%)를 갖고있는 SK텔레콤은 KT와 맞서 매물로 지목되는 딜라이브, 티브로드(9.7%) 등과 연합해 업계 선두 경쟁에 가세할 것으로 예측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아직 의사결정된 부분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에 매물을 뺏길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형성되면서 통신사들의 케이블 인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