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 1880년대부터 미국과 관계 맺으려 철도 부설권 허가 검토”

2019-02-13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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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재 선생 기증 유물 외교 관련 자료서 확인

[문화재청]

대한제국의 고종 황제가 1880년대부터 미국과 관계를 맺기 위해 철도 부설권을 주는 것을 적극 검토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한철호 동국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13일 고궁박물관에서 열린 문화재청의 ‘월남 이상재 선생 유품 주미대한제국공사관 관련 외교자료’ 공개 설명회에서 “1888년 ‘미국공사왕복수록’ 문서에 당시 조미 간 현안사업 중 뉴욕 법관 등이 ‘조선기계회사’를 설립해 철로, 양수기, 가스 설치 등 3건을 추진하기 위해 제안한 규칙과 약정서 초안이 수록돼 있고, 이중 그들이 경인선 설치를 제안한 사실과 계약서인 ‘철도약장’ 초안이 함께 수록돼 있다”며 “고종은 미국이 조선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철도 부설권 허가를 주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했던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고종은 철도 도입에 적극적이었지만 박정양 초대 주미공사가 조약 내용이 15년 기한으로 토지 무상제공을 요구해 불리하고 반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인선은 1896년 조선이 미국인 모스에게 부설권을 허가했으나, 모스가 자본금 부족으로 이를 1897년 5월 다시 일본 측에 넘기면서 결국 1899년 9월 일본 측이 완공했다.

한 교수는 “당시는 중국의 간섭이 컸던 때로 조선이 자주독립국이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 대한제국이 처음으로 미국에 공사를 설치했다”며 “1888년 박정양 초대 주미공사와 함께 이상재 선생이 서기관으로 부임해 남긴 일종의 비망록인 문서가 발견돼 주미공사 활동의 의의를 밝힐 수 있게 됐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1887년 12월 22일 이상재 선생이 가족에 보낸 서한에는 그의 미국관도 드러나 주목된다. 서한에서는 "미국 풍속은 민을 주권으로 삼는다. 소위 군주는 4년마다 교체되고 인민이 회의해서 차출한다. 그러므로 군주는 권한이 없고, 오로지 민의를 주로 삼을 뿐이다"라고 썼다.

이상재 선생은 차후 3.1운동과 관련해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이번 자료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주미공사관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이상재 선생의 유족이 보관하고 있는 자료를 확인하고 요청해 기증이 이뤄졌다. 이날 기증식에 참여한 이상구씨는 이상재 선생의 증손자로 5대째 자료를 보관해 왔다. 이상구씨는 이날 “문서를 5대째 보관하고 있는데 도저히 해득할 수도 없는 등 집안에 둬야 할 자료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고민하던 차에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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