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레이스가 북적거리고 있다. 내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임을 막겠다고 나선 후보가 벌써 여덟 명이다. 앞으로 출마를 선언할 후보도 줄줄이 남아있다. 대선 열기가 일찍부터 달아오를 전망이다.
10일(현지시간)에는 미니애폴리스주 3선 상원의원인 에이미 클로버샤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고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그는 자신이 ‘서민의 딸’임을 강조하면서 자신을 트럼프 대통령과 대척점에 두었다.
앞으로 출사표를 던질 후보군에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베토 오루크 하원의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등 쟁쟁한 인물들이 거론된다.
민주당 진보세력을 대표하는 워런 의원은 9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뒤 ‘트럼프 저격수’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그는 10일 아이오와주 유권자들을 만나 “2020년이 되면 도널드 트럼프는 대통령이 아닐지도 모른다. 어쩌면 자유인이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스캔들로 인해 임기를 마치기 전에 탄핵을 당하고 감옥에 갇힐 수 있다는 의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부커 의원 역시 9일 지지자들과 만나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가 될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와 맞붙었으면 좋겠다”면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다면 강력한 공세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재선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11일에는 남부 국경 근처인 텍사스주 엘파소에서 집회를 열어 국경안보 문제를 띄우고 민주당을 압박한다는 계획이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을 막기 위해 국경안보 예산안 협상을 진행 중인데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경쟁자들 중에서 일부만 집중적으로 공격한다는 전략을 세웠다고 전했다. 그 중에는 워런 의원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워런 의원이 대선 출마를 밝힌 날 트위터로 즉각 공세를 개시했다. 그는 9일 “내가 종종 포카혼타스라고 부르는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이 대선 레이스에 합류했다. 미국에서 첫 원주민 혈통의 대선 후보가 될까?”라며 워런 의원을 비꼬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메리카 원주민 혈통을 주장해 온 워런 의원을 겨냥해 종종 ‘포카혼타스’라고 조롱해왔다. 워런 의원은 지난해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DNA를 분석해 6~10세대 이전에 아메리카 원주민 혈통의 가능성이 높게 확인된다는 결론을 공개했지만 도리어 역풍을 맞았다. DNA 검사 결과가 원주민 혈통임을 입증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뿐 아니라 어설픈 소수민족 주장으로 이른바 정체성 정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 미국 원주민 부족은 수 세기에 걸친 문화와 전통을 무시하고 DNA 검사로 혈통을 입증한 워런 의원의 행동은 부족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워런 의원은 결국 체로키 부족에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