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의 춘추관노트] ➂ 역대 대통령들의 '까치까치~설날은?'

2019-02-0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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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통령들, 관저에서 세배객 맞으며 새해 맞아 … 세뱃돈은 1만원에서 100만원까지?

새해 새 각오 담은 신년휘호도 눈길…각계각층에 설 선물도 보내

[사진=청와대]



역대 대통령들은 설 명절을 어떻게 보냈을까.

역대 대통령들은 새해에 재래시장을 찾아 민심을 청취하고, 보육원·양로원 등도 방문해 따뜻한 정을 나누고 설 선물도 취약계층, 국가유공자 등 각계각층 국민들에게 보냈다. 새해 각오와 바람을 담은 신년휘호를 쓰고 가족과 친지, 세배객들과도 덕담을 나눴다.

◆대통령의 세배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67년 새해 아침 어린이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선물을 줬고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86년 설빔을 차려입고 가족들의 세배를 받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고향 거제를 방문해 조부모 묘소에 성묘한 뒤 부모님 댁을 찾아 세배하고 친지들과 시간을 보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청와대 관저에서 세배객들을 맞는 것으로 새해를 시작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새해 첫날 수석·비서관 등 참모진과 서로 맞절하며 새해 인사를 했고, 1만원의 세뱃돈을 나눠줬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05년 2월 설 연휴를 앞두고 청와대 의무실에서 쌍꺼풀 수술을 하기도 했다. 평소 눈꺼풀이 처지는 이른바 '상안검 이완증'으로 시야가 가려져 불편했기 때문이다. 설 연휴를 보내고 돌아온 노 전 대통령의 두 눈은 시원스럽게 커졌다.

 

[사진=국가기록원]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12년 청와대 바로 옆 통인시장을 찾아 설 물가를 살폈다. 2011년에는 설 연휴 첫날 국립중앙박물관을 방문, 관람객들과 함께 세계문명전 ‘실크로드와 둔황-혜초와 함께하는 서역기행’을 관람하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설 연휴가 시작되기 전 국립서울현충원의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묘소를 찾아 성묘하고, 관저에서 설 연휴를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2014년 갑오년 설에는 동생 박지만씨가 둘째 아들을 낳아 둘째 조카를 얻는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신정설을 쇠는 박 전 대통령은 관저에서 장관들과 떡국을 먹은 뒤 떡값으로 100만원씩 줬다는 전직 장관의 증언도 나온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설날을 맞아 관저에서 수석·비서관들과 떡국을 들고 세배 인사를 나눴다고 한다. 1만원씩 세뱃돈도 나눠줬다. 하지만 설 연휴동안 설 당일을 제외하고는 평창 동계올림픽 관련 일정을 소화하며 강행군해야 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취임 후 두 번째 설을 앞두고 1일 서울 관악구 일대 취약 계층 청소년 가정에 직접 포장한 ‘행복도시락’을 가가호호 배달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설에는 가족들과 주로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사진=국가기록원]



◆대통령들의 새해 휘호

1957∼2012년 대통령의 신년휘호 관련 사진을 보면 1957년 이승만 대통령은 새해를 맞아 "나라가 부유하고 병력이 강하면 오랜 세월 자유를 누린다"는 뜻의 '국부병강 영세자유(國富兵强 永世自由)'를 썼다.

박정희 대통령은 1970년 "스스로 돕고 스스로 일어서서 스스로를 지키자"는 뜻의 '자조, 자립, 자위'라는 한글휘호를 남겼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8년 당시 국민이 힘을 모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자는 뜻에서 '제심합력(齊心合力)'과 '경세제민(經世濟民)'이라는 휘호를 각각 썼다.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은 뉴밀레니엄을 맞아 한글로 ‘새천년 새희망’이라는 신년휘호를 쓰기도 했다.

2012년 이명박 대통령은 "어려운 시기, 큰일에 임하여 엄중한 마음으로 신중하고 치밀하게 지혜를 모아 일을 잘 성사시킨다"는 뜻의 임사이구(臨事而懼)를 휘호로 남겼다.

 

[사진=국가기록원]



◆대통령들의 설 선물

대통령의 설 선물에는 정치적 철학이나 대국민메시지가 담겨 있다. 당시 시대 상황도 엿볼 수 있다.

박정희 대통령은 1978년 중동지역 취업근로자, 원양어업어선, 아프리카 지역 의사, 태권도 사범 등 7만2천여명에게 깻잎 통조림, 고추장, 김치, 마늘장아찌 된장, 멸치 청국장, 건어포, 김 등이 든 하사품을 보냈다.

전두환 대통령은 1983년 신문 집배원과 광부 등 7만8천여명에게 방한외투를 지급했다. 외투 오른쪽 속주머니 윗부분에는 대통령각하 하사품이라는 표시가 있다.
 

[사진=국가기록원]



박정희·전두환 두 대통령은 뚜껑에 봉황문양이 새겨진 인삼·수삼도 자주 선물로 보냈다고 한다.

김영삼 대통령은 멸치잡이 사업을 하던 부친이 보내주는 고향 거제산 멸치를 줄기차게 선물했다. 야당시절에는 3000상자, 여당 대표가 된 뒤에는 5000상자를 선물했다고 전해진다.

김대중 대통령의 선물은 다소 소박?했다. 주로 서민들이 먹는 김, 남도 한과가 전부였다. 때때로 찻잔 세트나 장식용 옹기도 보냈다 한다.

참여정부 시절 지역 균형발전을 주요 국정 목표 중 하나로 삼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국민 통합의 의미를 담아 지역 안배형 명절 선물을 했다. 특히 복분자주, 문배주, 이강주 등 지역의 전통민속주를 임기 내내 명절 때마다 선물에 꼭 끼워 넣었다.

특히 2006년에는 쌀 관세화 유예협상 비준과 관련해 쌀 시장 개방에 시름이 많았던 농민들을 위로하는 차원에서 전국 8도 명품쌀로 만든 전통 민속주를 전직 대통령과 5부 요인, 장차관, 국회의원, 주한외국공관장, 소년소녀가장, 자원봉사자 등 5천여명에게 전달했다.
 

[사진=청와대]



이명박 대통령은 2012년 장애인들이 사회적 기업에서 생산한 떡국과 참기름, 참깨 등을 소년소녀가장, 독거노인, 환경미화원, 국가유공자, 순직 소방경찰, 서해교전이나 천안함, 연평도 포격 희생자 유가족 등 7천여명에게 보냈다.

최초 여성 대통령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수령자에 따라 다른 선물을 보냈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비롯한 소외계층에 대추와 버섯, 멸치 세트를 전달했고 주한 외국공관장들에게는 중소기업의 화장품 세트를 선물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설 선물로 경남 함양 솔송주, 전남 담양 다식과 약과 등 각 지역의 대표 음식을 선택했다.

문 대통령은 선물과 함께 보내는 연하장에서 "그 어느 때보다 설렘이 큰 새해입니다.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년이 되었습니다.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함께 잘 사는 사회 새로운 100년의 시작으로 만들겠습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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