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욕증시에서 미국 주요 기술주 실적 부진 우려 속에 30일(현지시각) 발표되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실적에 눈길이 쏠린다.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 하방 압력이 거세지면서 알리바바 실적 전망도 밝지만은 않아 보인다.
29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4%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매출 증가세 둔화는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둔화로 중국인들의 소비 심리가 얼어붙고 있는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6.6%로, 2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중국 소비증가율도 평균 9%로, 처음으로 한 자릿수대에 진입하는 등 소비둔화 현상이 가시화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4분기 실적에는 중국 최대 쇼핑데이인 11월 11일 광군제 실적이 포함된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광군제 때 전년 동기 대비 27% 늘어난 2135억 위안이라는 거래 신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거래액 증가율로 따지면 전년도 39.3%보다 10% 포인트 이상 둔화한 것이다.
장기적으로 경기가 침체할 것에 대비해 알리바바는 최근 신규 채용을 연기하고, 해외 출장경비를 삭감하는 등 대대적인 비용 절감에 돌입한 상태라고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보도한 바 있다.
이는 비단 알리바바뿐만이 아니다. 앞서 중국 최대 온라인투오프라인(O2O) 기업인 메이퇀뎬핑(美團点評), 중국 2대 전자상거래 기업 징둥(京東), 중국판 ‘네이버 지식인’으로 불리는 지식공유 플랫폼 즈후(知乎) 등 인터넷 기업들이 경영난에 대규모 인력 감축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엘리노어 렁 CLSA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 통신을 통해 "중국 인터넷업계가 지난해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고 평했다. 그는 "지난해 처음으로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쳤다며 특히 전자상거래 업계 실적이 매우 실망스럽다"고 덧붙였다.
투자회사 로버트 W 베어드의 콜린 세바스찬 애널리스트도 앞서 24일 보고서에서 중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침체돼 온라인 소비증가율이 둔화할 것이라며 알리바바 4분기 실적 전망을 낮게 점친 바 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본격화하면서 알리바바 주가도 지난해 6월초 최고점 대비 현재 25% 넘게 하락한 상태다. 알리바바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30일(현지시각) 오전 7시 30분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