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28일 천연고무, 면화, 옥수수 선물옵션 거래를 개시했다. 세계 최대 원자재 소비 '큰손'으로서 원자재 가격 변동성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한편,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서 자국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됐다.
상하이선물거래소, 정저우상품거래소, 다롄상품거래소에서 각각 천연고무, 면화, 옥수수 선물옵션 거래를 28일 개시했다고 중국경제망 등 현지 언론이 이날 보도했다.
이로써 중국은 기존의 대두박(콩깻묵)과 백설탕, 구리에 이어 선물옵션 거래 품목을 추가로 세 가지 더 늘리게 됐다.
중국이 원자재 선물옵션 거래 품목을 늘려나가는 것은 더 많은 농민이나 생산·제조업체 등과 같은 헤저(Hedgers)들이 선물옵션 거래에 참여해 가격 변동성을 줄여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중국은 전 세계 최대 원자재 소비 큰손으로, 원자재 상품에 대한 국제적인 가격 결정권을 쥐고 중국 가격을 글로벌 거래 기준(벤치마크)으로 삼기 위해 노력해 왔다. 선물 옵션 거래 활성화 역시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은 이를 위해 지난해에는 위안화 원유선물 거래에 이어 철광석 선물거래에 외국인 투자자 참여를 허용하기도 했다.
특히 상하이선물거래소는 이번에 전 세계 최초로 고무 선물옵션 거래를 개시하는 것인만큼 기대가 크다는 반응이다.
장옌(姜岩) 상하이선물거래소 이사장은 28일 "천연고무 선물옵션 거래 개시는 관련 기업들의 다양한 리스크 관리 수요를 만족시켜 주고, 중국 천연고무 선물시장의 글로벌 영향력을 높여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천연고무 가격 변동 폭은 비교적 커서 선물 옵션이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옵션 선물거래를 통해 가격 변동에 대한 위험 헷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천연고무와 비교해 아직까지 옥수수 선물옵션에 대한 수요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에 대해 다롄상품거래소는 "옥수수는 중국 최대 재배 곡물로, 최근 중국 지도부의 농업개혁으로 시장의 가격결정력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며 "향후 옥수수 가격 변동 폭이 커지면서 리스크 관리 수요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향후 철광석, 종려유, 콩기름 선물옵션 거래도 개시할 것이란 계획도 내비쳤다.
물론 아직까지 중국 선물옵션 거래는 미국 시카고 상품거래소 등 세계적인 거래소와 비교하면 미미하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에서 이미 선물옵션 거래가 이뤄지는 콩찌꺼기·백설탕의 경우, 전체 상품선물 거래에서 옵션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5%에 불과하다. 그나마 상하이 선물거래소에서 구리 옵션 거래 비중은 14%에 달한다. 이는 시카고 상품거래소에서 옥수수·대두 옵션 거래가 20% 남짓 차지하는 것과 비교된다. 여기에 더해 중국 선물옵션 거래에는 제약도 많고, 최근 중국 주식시장 불안으로 기관투자자들의 참여도 크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