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애플 협력업체들이 인도와 베트남에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의 후폭풍으로 중국에 집중돼 있던 아이폰 생산공장이 이전되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애플 아이폰의 최대 협력업체인 폭스콘이 지난 9월부터 인도 자회사 설립을 위해 2억1350만 달러(약 2380억원)를 투자하고 베트남에서 토지사용권을 취득했다고 폭스콘 공시자료를 인용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같은 소식은 미중 무역전쟁을 겪으면서 다국적 기업들이 제품의 생산이나 판매에 있어서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기업들이 그 비용을 떠안고 있는 데다 중국의 가파른 경제 둔화로 더 이상 중국 소비자만 바라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애플 역시 아이폰 조립을 거의 중국에서 진행했고 매출에서 중국 비중을 키워왔기 때문에 미중 간 무역전쟁 및 지적학적 경쟁 고조는 애플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애플이 지난 3일 16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해 10~12월 분기 매출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던진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애플 쇼크로 폭스콘 역시 12월 매출이 1년 전에 비해 8.3%나 감소했다고 FT는 전했다.
폭스콘과 펜타곤은 중국 밖에 공장을 세우는 이유가 애플 때문이라고 밝히지는 않았지만, 현지 공장에서 아이폰을 생산할 것이라는 루머가 파다하다고 외신은 전했다. 지난해부터 인도와 베트남 현지 매체들은 각국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폭스콘이 현지에서 아이폰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해왔다.
중국을 대체할 제조기지나 시장으로 동남아와 인도가 주목받고 있는 배경으로는 높은 잠재력이 꼽힌다. 특히 인도의 경우 13억 인구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인구는 1/4에 불과하다고 이마케터는 집계했다. 애플은 높은 제품 가격으로 인해 인도 시장에서 점유율 1% 수준으로 고전하고 있지만 현지 생산이 되면 중국산 수입품에 매기는 20% 관세를 피해 가격 경쟁력을 다소 회복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