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액상형 전자담배 '줄(JUUL)'의 한국 진출이 올해 담배시장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줄은 미국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만큼 성능이나 디자인에서 검증을 받은 데다 액상형 전자담배로 분류돼 세금도 낮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국내에서 판매될 경우 니코틴을 낮춰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어 기존 담배업체들은 크게 우려하지 않는 모양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전자담배 줄랩스는 한국 특허청에 줄과 관련한 상표권을 출원하고 한국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국법인 줄랩스코리아 유한회사를 설립한 상태다. 줄랩스가 판매하는 줄은 증기 담배의 일종으로 CSV(Closed System Vaporizer, 폐쇄형 시스템) 전자담배로 분류되고 있다. 줄은 USB와 유사한 디자인을 택했으며, 디바이스와 스틱 역할을 하는 POD(팟)으로 구성돼 있다. 팟은 하나에 200회 정도 흡입 가능하고 팟 1개가 1갑 분량으로 알려져 있다.
액상형 전자담배 줄의 등장이 업계를 긴장시키는 이유는 담배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클 것으로 예고되기 때문이다. 줄은 미국 전자담배 시장에서 72%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 시장에서 검증된 데다 디자인에 대한 평가도 좋아 기존 궐련형 전자담배 고객들이 줄로 갈아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액상형 전자담배이기 때문에 갑당 세금이 기존제품 대비 낮게 책정될 가능성이 크다. 줄의 세금은 기존 궐련담배의 51% 수준으로 추산된다. 줄의 예상 세금은 한 갑당 총 1693원으로 일반 담배(3323원), 궐련형 전자담배(3004원)보다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즉, 주요 3사보다 가격 경쟁력이 우월할 것이란 얘기다. 다만 미국에선 니코틴 함량 3%, 5% 두 가지 유형을 판매하고 있지만 국내 소매점에서 유통되기 위해선 비중을 2%로 낮춰야 한다. 니코틴 비중을 낮추고 흡연감과 맛을 유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업계는 아직 출시하지 않은 데다 니코틴 문제도 있어 긴장할 필요가 없다는 반응이다. KT&G 관계자는 "아직 줄이 출시되지 않고 반응도 없기 때문에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릴 하이브리드를 비롯해 릴 제품의 판매세가 좋은 편이라 새로 나오는 제품에 대한 우려도 크진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줄이 국내 진출한다는 건 그만큼 국내 전자담배 시장이 커지고 전자담배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줄의 니코틴이 워낙 고용량이다 보니 줄였을 경우 고객 만족감을 채우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