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 '이해충돌' 논란이 한창이다. 손혜원 무소속 의원의 전남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투기 의혹에서 불거진 논란은 자유한국당 소속 장제원·송언석 의원까지 번졌다. 서로 상대방을 공격하면서 자기 진영의 의원들은 감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28일 매일경제에 따르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를 맡았던 장제원 의원은 지난해 11월 29일 열린 국회 예결특위 예산안 조정 소위에서 역량강화대학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송언석 의원 또한 논란에 연루됐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경북 김천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송 의원은 김천역 앞에 가족과 함께 4층 상가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 송 의원은 김천역을 '제2의 대전역'으로 만들겠다며 활동 중이다.
장 의원과 송 의원은 이해충돌 논란에 대해 '사익'을 추구한 적은 없다며 논란을 피해가려는 모습이다.
공직자윤리법 2조 2항은 이해충돌 방지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공직을 이용해 사적 이익을 추구하거나 개인이나 기관·단체에 부정한 특혜를 주어서는 아니 되며, 재직 중 취득한 정보를 부당하게 사적으로 이용하거나 타인으로 하여금 부당하게 사용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해충돌은 공직자가 자기와 이해가 충돌될 만한 직무나 거래 등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익'에 부합한다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이해관계와 충돌할 경우 직무에서 배제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현행 법률 하에서 국회의원의 이해충돌에 대해선 처벌하는 규정이 없다.
손혜원 의원의 경우 친·인척, 지인들이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내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이 부동산들은 근대역사문화공간 지정 전에 매입한 것이다. 손 의원은 당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당 간사로서 상임위원회 등에서 문화재 지정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결과적으로 목포 구도심을 활성화하는 등 '공익'에 부합하는 활동을 했다고 할 지라도 본인의 이해와 충돌하기 때문에 부적절하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장제원 의원의 경우 "전체 대학에 대한 정책적 방향을 얘기한 것"이라고 해명했고, 송언석 의원 또한 "부친이 소유한지 40년이 넘었다"고 설명했지만, 이해가 '충돌'한다는 맥락에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앞서 김영란법은 도입 당시 부정청탁 금지와 이해충돌 방지라는 양대 축을 놓고 논의됐다. 그러나 이해충돌 방지는 지나치게 포괄적이라는 이유로 국회 논의 당시 삭제됐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이해충돌 방지 의무가 새롭게 포함될 것인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