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노사가 평행선을 걷고 있다. 허인 행장은 노조와의 대화를 위해 워크숍 일정도 빼는 등 대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반면, 노조는 허 행장을 고용노동부에 고소하는 등 대립각을 나타내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KB국민은행지부(이하 국민은행 노조)는 국민은행과 허인 행장을 단체협약 위반과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에 고소했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지난 15일 KB국민은행 일산연수원에서 열린 그룹 경영진 워크숍에 불참한 채 노조와 만나 협상을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연초에 열린 만큼, 윤종규 회장을 비롯한 각 계열사 대표이사 및 임원 등 160여명이 참여한 대규모 행사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허인 행장과 노조는 오후 무렵 만나 협상을 진행했다"며 "하지만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끝이 났다"고 말했다.
현재 노조 측의 강경대응을 두고 일부 노조원들 사이에서도 자조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노조원은 "2차파업 등 강도 높은 대응에 나설 경우 후폭풍이 우려된다"며 "다른 노조원들도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는 말이 나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앞서 국민은행 노조는 지난 14일 사측과의 교섭 결과 이견을 좁히지 못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사후조정을 접수했다. 또한 교섭이 결렬될 경우 이달 말로 예정된 2차 파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금융권에서는 2차 파업이 실행될 경우 1차보다 더 큰 후폭풍을 예상하고 있다. 2차 파업은 월초인 이달 3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이틀 간 진행된다. 월 말을 맞아 법인 고객 외에도 설 연휴를 앞두고 있어 자금 수요가 많다. 창구 이용고객이 상대적으로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국민은행 노사 분위기를 보면 냉탕과 온탕을 오고가는 모습"이라며 "빠른 시일 안으로 노사간에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노조는 물론 회사 이미지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