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지는 중소기업, 연체율 늘고 법정관리도 속출

2019-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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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잔액·연체율 상승

법정관리 부실기업 속출

[사진= 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 5년간 금속가공업체를 운영해 온 A씨는 최근 주거래은행을 찾아가 2억원의 운영자금 대출을 신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월 매출이 일정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A씨는 "같은 은행에서 10여년을 거래했는데 대출을 거절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자금줄까지 말라버리니, 여타 중소기업처럼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중소기업의 대출 연체율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 기업에 대한 정부의 금융지원이 적극 이뤄지고 있지만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는 그림의 떡이다. 실제로 워크아웃‧법정관리가 우려되는 부실징후 기업이 크게 증가하면서 중소기업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은행들이 올해 들어 대출에 소극적인 이유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중소기업의 대출 잔액은 299조51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4% 증가했다. 금액으로는 20조7202억원 늘어났다. 가계대출 수요 감소와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독려로 은행마다 꾸준히 중소기업 고객을 늘린 결과다.

문제는 대출 잔액과 함께 연체율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1월 말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전월 대비 0.03%포인트 상승한 0.67%를 기록했다. 2018년 5월(0.69%)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대기업들의 평균 연체율이 1.67%로 0.05%포인트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부채와 연체율 증가로 인해 부실기업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에 따라 시행되는 정기신용위험평가에서 190개 기업(대기업 10개사 포함)이 부실징후 기업으로 구조조정 대상에 올랐다. 53개사는 워크아웃, 137개사는 법정관리 등 퇴출 대상이다.

앞으로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능력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그동안 정부 정책에 맞춰 과도하게 대출을 해준 은행들이 서서히 문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수치로도 알 수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를 보면 국내 은행들은 올 1분기 가계와 중소기업 대출태도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차주별 대출태도지수는 –3을 기록했다. 이는 은행들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신용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중소기업은 철강·자동차 협력업체 실적 부진과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채무상환 부담 증가, 부동산 시장 경기 조정 가능성에 따라 신용위험이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 정부가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을 강화하고 있지만, 자금 부족을 겪는 중소기업들이 허다하다"며 "대기업과 달리 자금조달을 대출에만 의지하고 있는 중소기업들로서는 은행들이 문턱을 높이면 당장 폐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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