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458㎢)는 인구가 70만명에 육박하지만 구심점이 없는 특이한 형태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묶인 땅이 많아 시가지가 분산돼 있다보니 상권 또한 발달이 미약하다. 사실상 '이도저도 아닌 지역'이라는 이미지가 크다. 이번 3기 신도시 지정 과정에서 남양주시가 적극 나선 것도 이 같은 약점을 극복하고, 보다 활력 넘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다.
◇왕숙신도시, 물류창고 무덤에서 남양주의 중심으로
화두는 단연 왕숙신도시 개발이다. 국토교통부는 2020년까지 신도시 조성에 따른 토지 보상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왕숙지구의 경우 예외를 두고 있다. 총 1134만㎡ 부지에 6만6000가구가 들어서는, 3기 신도시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만큼 다른 지역보다 속도가 더딜 것이란 판단에서다. 국토부 관계자는 "왕숙지구 분양까지는 예정보다 2~3년 더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통 체증을 마냥 피할 순 없다. 출·퇴근 시간에는 보통 1시간~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광역버스를 이용해도 마찬가지다. 인접한 별내·다산신도시도 같은 처지다. 그래서 더욱 교통여건 개선이 요구된다. 이번 정부 발표대로 광역급행철도(GTX) B노선(풍양역, 가칭)이 1지구에 들어서면, 서울역까지 15분, 청량리역까지 10분이 소요될 전망이다. 2지구에는 경의중앙선역 신설이 예정됐다. 기존 도로 차선도 확대된다.
남양주시 일패동(2지구)에 거주하는 택시기사 A씨는 "원주민 대부분이 신도시 개발 소식에 기뻐하고 있다"며 "다산신도시의 전례를 봤을 때 토지 보상도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도로변에 위치한 창고 소유주(임대인)들은 상반된 반응이다. 현지 중개업자들도 영업적인 측면에서 곤혹스러운 반응이다.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창고 임대료는 3.3㎡당 2만~3만원 수준이다. 입지가 좋은 창고 소유주들은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현지 창고 소유주인 김모씨(55)는 "창고 매매의 경우 그린벨트 지역이지만 3.3㎡당 150만원 안팎에 거래된다"며 "그런데 토지보상은 이보다 턱없이 낮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하다보니 보상금이 시세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토지 소유주에게는 보상금을 덜 주고 개발이익은 사업자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이 가져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토지 일체가 수용되면서 부동산 거래가 끊길 위기에 처한 중개업자들도 보다 먼 지역의 매물을 끌어오는 방법 등을 고려 중이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사방을 둘러봤을 때 눈에 보이는 토지 전부가 수용된다고 보면 된다"며 "당장 일터가 사라지게 생겼고, 장소를 옮기더라도 주 영업지역이 아닌 만큼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 "교통망 확충 기대감 커"
남양주시의 대장주인 별내신도시에서는 2020년 입주 예정인 '위스테이'(아파트형 마을공동체) 건설공사가 한창이다. 새로운 형태의 주거가 시도되는 등 기본적인 도시의 모습을 갖춘 지는 오래다. 대형 마트와 프랜차이즈 등이 입점해 있고, 교통여건도 점차 나아지는 추세여서 주민들의 만족도는 상당하다. 교통여건 또한 외곽순환도로와 세종포천고속도로가 교차하고, 민자고속화도로가 공사 중이어서 각지로 이동이 쉽다.
별내신도시에 내 집 마련한 직장인 B씨는 "도로 교통은 용인시 신갈동 못지않다"며 "다소 불만이 나오는 버스 등 대중교통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왕숙신도시 조성 발표로 일부에서는 주택 공급 과잉을 우려했지만 교통 호재가 많다보니 웬만큼 상쇄되는 분위기였다. 실제 아파트 단지 및 도로 곳곳에 GTX B노선 별내역 유치 성공을 자축하는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GS건설이 짓는 '다산신도시 자연&자이'가 최근 1순위 청약에서 51.3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다산신도시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여전히 높다. 주민들은 아직 모든 부지가 개발된 것은 아니어서 또다른 신도시 조성에 위기감도 느끼지만, 다산신도시 자체 발전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는 듯했다. 다만 남양주시청과 법조타운 등 공공기관 이전 여부에 눈길이 쏠린다.
현재 남양주시청은 금곡지구와 다산신도시에 1·2청사로 나뉘어 있다. 시민들이 행정업무에 불편을 느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신도시의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서라도 왕숙1지구에 통합 이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대 중개업자들은 "지금은 소문에 불과하지만, 현실화한다면 금곡지구 주민들은 물론이고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셀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