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이 '시즌 2' 준비에 들어갔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직후 대국민 소통 강화의 목적으로 청와대 홈페이지에 ‘국민청원’ 게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여론재판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무분별한 갈등을 조장 논란에 휩싸였다. '개 식용 금지' 등은 지난해에만 세 번이나 청원자 20만 명을 넘었다. 일부 이해집단의 반복 청원으로 청와대가 동일한 사안에 대해 답변을 해야 하는 처지로 전락한 것이다.
9일 일파만파로 확산한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성폭행 의혹을 둘러싼 논란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으로 번졌다. 심석희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받는 조재범 전 국가대표의 처벌을 촉구하는 청원자는 이날 오후 청원자 16만 명을 넘어섰다.
청와대가 '국민청원 게시판 시즌 2' 전에 관련 입장을 내놓일지 주목된다. 청와대 답변 기준은 20만 명이다.
노영민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도 이날 현안점검회의 주재로 청와대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심석희 선수 폭행 문제를 비롯해 연간 고용동향 등 현안에 대한 전반적 논의가 이뤄졌다.
노 실장이 첫 공식 업무에서 '심석희 논란'의 핵심인 '스포츠계 고질병인 성폭력'을 주요 의제로 다룬 만큼, 청원자가 20만 명을 돌파할 경우 청와대가 관련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청와대가 삼권분립 원칙에 따른 '대답의 한계'가 명백한 사법적 사안까지 답해야 하느냐는 지적도 있다.
앞서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난해 11월 '미국의 위더피플 사례를 통해 살펴본 청와대 국민청원의 개선방안' 보고서를 통해 "청와대 국민청원이 청원 게시 요건을 강화하고, 삼권분립에 반하는 요청을 담은 청원에 대해선 답변을 거부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심석희·조재범 등 사법적 사안 靑 답변 한계
청와대는 오는 18일 정오까지 청와대 홈페이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국민청원' 제도개선 설문조사를 실시한다. 모든 청원의 공개와 익명 청원 등의 부작용을 해소하자는 취지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지난 500여 일 동안 약 47만 건의 청원이 게재됐다. 하루 1000건 정도 올라온 셈이다.
이 중 청와대는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총 71건의 청원에 답변했다.
이번 설문에서는 △답변 기준인 20만 명의 적절성 △일정규모 동의 후 청원 내용 공개 △청원 철회 허용 △실명제 도입 여부 등을 주요 주제로 다룰 예정이다.
정혜승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은 "국민 뜻을 담아 더 나은 소통의 장으로 키워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