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을 찾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일거수 일투족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베이징 방문 이틀째인 김 위원장은 9일 오전 9시 댜오위타이(釣魚臺·조어대) 국빈관을 나서 베이징 중심가인 창안제(長安街)와 젠궈먼와이다제(建國門外大街)를 지나 이좡(亦庄)에 위치한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 내 생약 제조업체인 퉁런탕(同仁堂·동인당) 공장에 도착했다. 이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베이징 최고급 호텔인 '북경반점'에서 오찬을 한 뒤 북한으로 돌아가는 열차에 탑승할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들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댜오위타이에서 가장 좋은 숙소인 18호실에서 하룻밤을 보냈는데, 김 위원장도 이곳에 묵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 댜오위타이를 나서 퉁런탕(同仁堂·동인당) 공장에 도착했다. 중국 청 나라 강희제 시기에 설립된 퉁런탕은 오늘날 명실상부한 중국 최고 중의약방으로 자리매김한 중국 대표 제약 브랜드다. 현재 베이징 본점을 중심으로 중국 각지에 수십 개 분점이 있고 미국, 영국, 호주 등 세계적으로 지점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나라 종로에서도 퉁런탕 지점을 찾아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이 이좡 개발구에 입주한 하이테크 기업이 아닌 중국 전통 제약회사를 방문한 것은 중국이 전통 산업을 현대화해 중국 최고의 중의약방으로 자리잡은 성공담을 북한의 경제 개발에 접목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퉁런탕 공장을 둘러본 김 위원장은 댜오위타이에서 잠시 쉬었다가 낮 12시 북경반점(베이징 호텔)을 향했다. 1900년대에 지어진 북경반점은 베이징 최초 근대식 호텔로, 1949년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기념 리셉션 등 주요 국가 행사가 이곳에서 열렸다. 이곳에서는 광둥(廣東)요리부터 쓰촨(四川)요리까지 다양한 중국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의 방문을 앞두고 이날 북경반점은 오전 11시부터 통제가 시작됐고, 이보다 한 시간 앞선 10시부터는 베이징 기차역 통제가 강화됐다. 정오가 넘자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 열차가 플랫폼에 들어왔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도 시 주석과 오찬을 즐긴 뒤 곧바로 귀국한 만큼 이날도 김 위원장이 북경반점에서 오찬을 한 뒤 곧바로 베이징역으로 이동해 귀국길에 오를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한편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 등 중국 관영 매체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도착 사실을 간략하게만 보도했을 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일절 보도하지 않고 있다. 외신들은 "전례에 따라 김 위원장이 베이징을 떠난 뒤인 9일 저녁 이후 북·중 국경을 넘어서면 북·중 양국 매체가 동시에 정상회담 내용 등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